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이 회복세를 타면서 관련 핵심 부품인 `타이밍컨트롤러(티콘)`가 팹리스 업계의 2분기 실적을 좌우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팹리스 업체 중 티콘을 주력 제품으로 삼았던 업체들의 실적이 부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평판 디스플레이(FPD) 시장이 회복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티콘은 디스플레이 장치에 글자나 이미지 등의 영상이 표시될 수 있도록 각종 제어신호 및 데이터를 생성하는 칩이다. LCD나 PDP 뿐 아니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에도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PC의 CPU에 비유된다.
국내 팹리스 업계에서 티콘 전문업체들은 아나패스(대표 조성대),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 티엘아이(대표 김달수)가 대표적이다. 아나패스는 올 상반기 482억3200만원의 매출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티콘 시장의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성수기로 접어드는 하반기 실적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티엘아이 역시 LG디스플레이 등을 주 고객사로 확보한 티콘 전문업체다. LGD가 지속적으로 출하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티엘아이는 LGD 티콘 수요의 약 30%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약 31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지난 해 연간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약 2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팹리스 업체 중 매출 1위인 실리콘웍스의 강점 역시 티콘이다.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 부품 토털 솔루션 업체를 지향하지만 티콘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23.5%를 차지하고 있다. LGD의 강력한 협력사이기도 한 실리콘웍스는 올 상반기 매출만 2000억원을 넘기며 연매출 4000억원 고지를 넘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티콘이 팹리스 업계를 먹여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반면 모바일 DTV칩이나 차량용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등에 집중했던 주요 팹리스 업체의 경우 영업익 손실을 기록하며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대조적인 실적을 보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