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에도 지난해에 준하는 성과를 올렸다.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요 업체는 내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스위치 회사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는 올해 상반기 각각 680억원대, 31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수준을 기록했다. 유비쿼스는 이익을 유지했고 다산은 전년 동기에 비해 4배 이상 이익을 거뒀다.
이들 종합스위치업체는 하반기 전송 분야에 도전한다. 네트워크 트랜드가 올(ALL) IP로 흘러가며 패킷전송네트워크(PTN·캐리어이더넷) 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다산은 대용량 PTN 장비까지 염두에 둔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유비쿼스 역시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소용량 장비부터 단계적으로 개발을 시작한다.
이상근 유비쿼스 사장은 “네트워크 흐름에 따른 필수 개발전략”이라며 “기존 사업 유지만으로는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송 업계는 상반기 매출액이 소폭 상승하는 등 선방했다. 텔레필드, 코위버, SNH, 우리넷 등 주요 업체 대부분이 이익을 기록했다. 일부는 전년에 비해 모든 지표에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기간망사업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송 업계 실적이 나아지는 추세지만 기회와 함께 위기도 남아있다. 하반기 공공기관 정보통신망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이 배치돼 있고 내년부터 PTN 전송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점은 호재다.
반면에 캐리어이더넷 등 신규 장비 개발에 따른 비용 지출과 점점 거세지는 글로벌 업체 공략은 국내 업체의 생존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여기에 종합스위치회사까지 전송 부문에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MSPP 등 기존 솔루션은 시장이 점점 줄어드는 형태”라며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통신사 차세대 전송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몇몇 업체는 기반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지전자, CS, 쏠리드, 영우통신, 기산텔레콤 등 침체에 빠졌던 이동통신장비 업계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들 업체는 상반기 초소형, 댁내, 인빌딩 중계기 등에서 매출을 늘렸고 일부는 유선 장비와 해외 수출로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이익률이 여전히 떨어져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계기 수요가 없는 5세대(G)이동통신으로 접어들며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업계 대부분이 펨토, 피코 등 스몰셀 기반으로 체질 바꾸기를 시도하는 가운데 삼지전자가 유무선통합 솔루션으로 쏠리드가 댁내, 인빌딩, 멀티밴드, 통합형 중계기 등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차별화 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김준혁 지능통신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가 시장에 적용되는 내년이 업체의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며 “각자 전공을 살려 ALTO, CDNi, SDN, ICN, 스마트노드 등 관련 신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국내 통신장비 업계 결산 및 전망
자료:업체 취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