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투자 업계에 인터넷을 통해 개인들의 소액 투자를 모아 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이 확산되고 있다. 단기간에 100만달러를 모아 투자를 받은 사례가 등장했으며 창업 단계에서부터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신종 벤처캐피털 유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크라우드 펀딩 전문업체가 지난해 설립돼 1년새 200여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가정용 게임기 개발 업체인 우야(Uya)는 지난 8일까지 한달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게임 개발 자금 약 86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으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게임기를 개발해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는 약 6만3000명이 참여, 1인당 평균 135달러를 투자한 셈이다.
이번 펀딩은 미국 뉴욕에 소재한 금융 중개서비스 업체인 킥 스타터가 추진, 자사 사이트를 통해 우야의 프로젝트 내용과 조달 목표 금액 등을 공개하는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킥 스타터가 프로젝트 성공을 받은 수수료는 조달 금액의 약 5% 내외. 이 회사가 자금 조달에 성사한 프로젝트만 게임이나 음악 소프트웨어 제작 분야에서 약 2만8000건에 달하며 전체 조달 금액은 2억6500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태양광 분야가 크라우드 펀딩 업계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태양광업체인 미국 인디고는 6월 벤처캐피털인 코스라벤처스 등으로부터 1500만달러를 유치했으며 같은 업종의 랠리도 같은 시기에 구글 벤처캐피털 부서를 통해 790만달러를 조달했다.
자금 유치 대상에 맞춰 특화한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설립된 미국 솔라모자이크는 미국 에너지부 등의 지원에 맞춰 태양광 발전 시설에 특화한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IT 투자 시장에서 새로운 조류로 등장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전년보다 72%가 늘어난 약 14억7000만달러가 조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에도 크라우드 펀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 운영사 하이퍼인터넷이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개인펀딩 솔루션 `캠프파이어`를 통해 1년여만에 200개는 지난해 중개 서비스를 진행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