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모바일카드 인프라 투자 나서야”

신용카드업계가 `모바일카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스마트폰 시대에 최적화된 차세대 신용결제 수단으로 모바일카드가 급부상하면서다.

1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지난해 모바일카드 매출이 120억원으로 2010년의 10억원에 비해 12배나 급증했다. 모바일카드 고객수도 같은 기간 5만명에서 18만명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SK카드는 2010년 2월 SK텔레콤이 하나SK카드 지분 매입을 통해 직접 투자를 결정한 이후 카드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모바일카드 사업을 전개해왔다. 전국에 발급된 모바일카드는 70여만장으로 하나SK카드가 독주해 왔는데 신한카드가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다.

모바일카드 선두주자인 하나SK카드는 30만장을 발급했으며 플라스틱 카드로 시장을 석권해온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사업팀을 꾸려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 이달 들어 30만장을 돌파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LG유플러스와 모바일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모바일카드 활성화, 모바일커머스 시장 공략, 공동 마케팅플랫폼 사업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전자지갑인 `신한 스마트월렛`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 이동통신사, 유통업체 등의 멤버십과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쿠폰을 하나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씨카드도 하나SK카드 최고경영자(CEO)로 모바일카드 사업을 주도했던 이강태 씨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해 모바일카드 사업 강화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뉴스의 눈

“지난달에만 매출이 4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추세면 연말쯤엔 월매출 1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겁니다.”

하나SK카드 관계자 말이다. 모바일카드의 매출 신장세는 가파르다는 얘긴데, 큰 틀에서 보면 대세는 아니다. 보수적인 여신업계 특성상 신개념 결제방식인 모바일카드의 정착에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년 대비 12배나 늘었다는 하나SK카드 모바일카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120억원. 이는 이 카드사 전체 매출의 0.0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내 모바일카드시장 점유율 80%를 자랑하며 강공 전략을 고수해온 이강태 전 사장이 지난 3월 전격 경질된 것도 바로 이 같은 한계 때문이다.

최근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이 모바일 카드시장 진출과 관련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보다는 패스트 무버(Fast Mover)가 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신업계가 모바일카드 시장 활성화의 임계점으로 보는 것은 `인프라`다. 현재 250만 전체 카드 가맹점 가운데 모바일카드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를 갖춘 곳은 7만곳뿐. 30만~40만원대에 달하는 모바일 결제 단말기 비용 역시 밴(VAN)사나 가맹점주 모두에게 부담이다.

전체 신용카드 사용자 2000만명 가운데 30만명에 불과한 모바일카드 사용자를 위해 이 같은 부담을 떠안겠다고 나서는 주체가 없는 한 획기적인 인프라 확충은 요원하다.

이제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은 SK텔레콤 계열(하나SK카드)과 KT 계열(BC카드) 간 양강 구도가 고착화됐다. 이제 갓 태동한 작은 시장을 놓고 아귀다툼하기 보다는 먼저 시장을 키워야 한다. 양대 통신사가 모바일카드 인프라 확충에 직접 나서든 아니면 초기 투자 부담을 떠안아줘야 한다는 얘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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