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공포`가 미국 유통가를 뒤흔들고 있다. 전국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베이를 끌어들였다.
아마존과 이베이가 당일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베이는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소수 고객을 초청해 `이베이 나우` 애플리케이션(앱) 시연회를 가졌다. 이베이 나우는 이베이가 만든 당일 배송 앱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수 있다. 물건을 고른 후 `브링 잇` 버튼을 누르면 사무실이나 집은 물론 커피숍 등 어느 위치에 있든 당일 배송해준다. 25달러 이상 제품을 주문하면 3회 무료다. 이후에는 배송비 5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이베이는 고객 평가가 끝나는 대로 당일배송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베이 나우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프라인 유통점과 손잡았다는 점이다. 타깃과 노드스톰, 월그린스 등 유명 유통체인이 이베이 진영을 구축했다. 이베이 나우로 주문하면 전국에 깔린 이들 매장에서 곧바로 배달이 가능하다. 따로 유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투자부담이 줄고 미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오프라인 업체들도 판매를 늘릴 수 있다.
적으로 인식되던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뭉치게 만든 건 `아마조니피에이션(Amazonifiation·아마존화)`의 공포다.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까지 아마존에 포섭되면서 유통산업 전체가 아마존에 잠식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아마존이 이베이와 다른 점은 직접 구축한 유통물류시스템을 통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 오프라인 유통점이 `허수아비`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아마존은 이미 시카고와 뉴욕, 시애틀 등 10개 도시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회비 79달러를 받는 프라임 회원에 가입하면 회당 3.99달러를 배송비로 받는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고 있다. LA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만 향후 3년간 5억달러를 투자해 10개 이상의 물류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뉴저지에 1억3000만달러, 버지니아에 1억3500만달러, 텍사스에 2억달러, 테네시에 1억5000만달러, 인디애나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은 그동안 `물리적 영업장이 없으면 판매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법에 따라 물리적 영업장을 극도로 제한하는 정책을 펴왔다. 오프라인 업체에 비해 10%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내부 정책을 180도 변경, 판매세를 내는 한이 있어도 전국에 유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유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투자를 늘리면서 2분기 순익이 96% 급감하는 후유증도 겪고 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과거 장기적 투자를 즐겨왔다는 점에서 `당일배송 제국`을 건설하려는 아마존과 이를 저지하려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