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LCD 설비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 투자는 앞다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용 고해상도 LCD 패널 수요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면서 프리미엄급 LCD를 양산할 수 있는 LTPS 공정이 확산되는 것이다. 여기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을 위한 핵심 공정으로 LTPS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또 다른 기폭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한국과 일본 패널업체들은 중소형 LCD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TSP 공정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LTPS는 스마트폰의 고해상도 LCD와 AM OLED를 위한 공정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레이저로 실리콘을 결정화함으로써 전하 이동도가 비정질실리콘(a-Si)보다 100배 이상 빠르다. 그만큼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크기와 전력소모를 모두 줄일 수 있다. 크기가 작아 개구율이 향상되는 만큼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박막트랜지스터(TFT)를 픽셀당 두 개씩 써야 하는 AM OLED에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대신 공정이 복잡해 생산 능력은 비정질실리콘에 비해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일본 업체들은 주로 스마트폰용 LCD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LTPS 공정을 더 큰 라인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내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6세대((1500×1850㎜)라인 일부에 LTPS를 도입한다. 생산능력은 월 2만장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로 투자하는 AM OLED의 생산 라인은 모두 LTPS 공정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향후 대면적 화이트 OLED 기판에도 LTPS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면적 LCD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 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중소형 LCD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LTPS 투자를 진행해 왔다. 재팬디스플레이로 합병 전 히타치와 도시바는 LTPS 공정을 가동해왔다. 샤프는 5.5세대(1300×1500㎜) LTPS 라인을 갖췄으며, 재팬디스플레이도 5.5세대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패널업체들도 AM OLED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LTPS 공정 투자에 가세했다. 대면적 AM OLED 양산에 앞서 LTPS 기술부터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5.5세대 AM OLED 양산 투자를 발표했던 BOE와 티안마는 모두 LTPS 투자를 먼저 진행키로 했다. BOE는 오르도스에 5.5세대 라인을 설립하고 있으며, AM OLED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최근 LTPS 라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티안마는 샤먼에 공장을 짓고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해 내년 1월께에는 시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티안마는 우선 초기에는 LTPS 제품을 생산하고 이후에 AM OLED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황속에서도 LTPS 투자를 진행한다는 소식은 계속 전해지고 있다”며 “중국 업체까지도 LTPS 도입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자료:업계 종합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