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롤모델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축구가 4강에 올랐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월드컵 경기 이후 정확히 10년 만이다. 10년 전 국가대표팀 주장이던 홍명보는 감독으로 런던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2002년 월드컵 당시 10대 초반이던 어린이들이 10년이 지난 이번 올림픽에서 주력 선수로 활약 중이다. 홍명보와 박지성을 보며 꿈을 키웠던 기성용이나 김보경, 지동원 등은 10년이 지나 축구에서 국제대회 4강을 이뤄냈다.

이른바 `10년 주기`다. 10년마다 나타나는 반복 현상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금 여자 골프계를 호령하는 최나연이나 신지애는 박세리가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지 10년 만에 나타났다. 박세리는 1990년대 말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고 최나연과 신지애는 2000년대 말부터 부상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1만시간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 `달인`이 되려면 1만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루 3시간, 일주일 약 20시간씩 10년 동안 치열한 노력을 계속하면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만시간을 노력하는 데 홍명보나 박세리 같은 좋은 롤모델이 있다면 많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목표가 명확해지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는 벤처 스타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변대규나 김택진, 이해진 같은 IT업계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등장해 좋은 모델이 됐다. 이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정부는 젊은이의 도전적 창업을 유도한다.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좋은 성공모델을 자꾸 발굴해 젊은 층에게 많이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10년 후를 대비할 수 있다.


김승규 전자산업부 차장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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