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 시스템 사업에 답있다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시공·운영하는 시스템 사업이 조명받고 있다.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태양광 제조분야와 달리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양광 시스템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태양광 업계 한파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제조분야 전반에 걸친 가격 경쟁 가속화로 적자가 지속되는 모습과는 180도 다른 양상이다.

업계는 1㎿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는데 시스템 업체가 올리는 순수 매출을 25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1㎿ 태양광 발전소 설립에 들어가는 모듈·인버터 가격이 최근 시세로 약 13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20% 이상의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소규모 사업인 그린홈 100만호 사업의 경우, 3㎾ 태양광 모듈 설치시 총 1100만원 가량의 시공비용이 소요되는데 통상 250만원 정도가 시공업체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이익보다 높은 상황이 유지되자 태양광 업계 또한 시스템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가치사슬 상 상위분야에 속하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제조기반을 갖춘 기업들의 시스템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OCI는 최근 자회사인 OCI 솔라 파워사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에 2012년부터 5년간 4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OCI는 이번 계약으로 폴리실리콘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시스템 사업 수주와 전력판매로 인한 매출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관계사인 한화솔라에너지는 지난 5월 글로벌 태양광 기업 마티퍼솔라와 함께 포르투갈 리스본에 17.6㎿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컨소시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 발전사업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한화솔라원은 미국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업체 사일런트파워와 800만달러(약 91억원) 규모 지분투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고효율 태양광 모듈과 ESS를 연계한 패키지형 제품으로 시스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업체들의 경쟁력은 단지 개발능력에 의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 대규모 초기투자 비용의 부담이 큰 사업인 만큼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업체와 단순 제조 중심의 업체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시스템 사업의 수익성이 좋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프로젝트 물량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최근 발생하는 전력문제 해결차원에서 ESS와 연계한 분산전원형 태양광 발전소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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