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대표(부활IT강국운동연합 선문대 교수·ksnoh@sunmoon.ac.kr)
스마트융합 가속화로 소프트웨어(SW) 위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기기와 초고속 유무선 네트워크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SW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글로벌 SW기업은 승승장구하며 세계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우리가 갈구하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도 대량으로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SW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특히 국산 패키지SW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너무 볼품이 없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컴오피스·티맥스· 알티베이스·이지포토 등 나름대로 선전하거나 좋은 패키지도 있다. 한컴오피스의 경우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외화를 절감하고 있다. 이는 국산 패키지SW 육성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에 패키지SW 육성정책을 점검하면서 혁신방안에 대해 정리해보자.
첫째, 패키지SW 진흥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임베디드SW와 IT서비스를 우선적인 육성 대상으로 삼아왔다. 국내 SW시장에서 임베디드SW 비중은 무려 63%에 달하며 지난 SW산업진흥법 개정은 IT서비스에 집중되었다. 지금은 열세지만 시장 탈환, 외화절감, 해외시장 개척 등 기대되는 성과가 매우 큰 패키지SW 육성에 초점을 맞출 때다.
둘째, `GS(Good Software)인증` 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패키지 SW 품질을 보증하는 GS인증제도는 사실상 시장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SW 사용부서 혹은 구매 담당자가 GS인증에 대해 큰 신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GS인증 비용·서류·절차도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데에 한 몫하고 있다. GS인증 과정을 엄격히 시행해 GS인증 SW는 무조건적인 신뢰를 부여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인증비용은 SW육성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셋째, GS인증제품 우선 구매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국산 패키지SW의 경우, 개인과 민간기업 시장에서는 (불법복제) 외산 SW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팔수가 없다. 시장에서 못 팔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국산SW의 시장 창출 출발지라 할 수 있는 공공시장에서 GS인증제품의 의무(강제)구매를 법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한미 FTA 때문에 GS 의무구매가 국제 분쟁대상이 될 수 있다면 우선구매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국산SW 구매 및 사용 할당제(quarter)와 이를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넷째, SW진흥 국책과제 시행의 개선이 요구된다. 사업 초기 큰 환영을 받았던 WBS(World Best Software)는 대폭적인 예산 축소, 성공한 기업 중심의 배분 등으로 중소벤처의 불만을 샀던 게 사실이다. WBS 사업도 필요하지만, 공공시장에서의 GS 구매용 예산 배정과 같은 정책이 더 필요해 보인다.
다섯째, SW 불법복제 근절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SW 불법복제는 한미FTA 발효에 의해 심각한 국제분쟁 및 피해발생 등이 우려된다. 중장기적으로는 SW산업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SW 불법복제가 근절되어야 하나 중소기업의 불법복제에 대한 과도한 징벌적 조치보다는 유예조치와 정가구매 유도 정책이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한다. 일반 대중의 불법복제를 일시에 근절할 수 없다. 따라서 불법복제 근절 문화 창달을 위해 국산SW에 대한 사용 교육과 홍보, 국산SW 대중화 운동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여섯째, SW진흥과 권리보호의 일관성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SW산업 진흥과 SW저작권 보호 기능을 각기 다른 부처가 관할해 SW 저작권의 특성과 권리 관계가 산업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SW진흥과 SW저작권 보호 업무를 동일한 부처가 실행하여 전문성과 산업진흥 차원의 당근과 채찍을 동시 병행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SW저작권의 기능이 취지와 목적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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