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부터 꼬박 반년이 걸렸다. 평범한 20대 초반 여대생 7명이 모여 사랑과 연애, 꿈과 인생, 가족과의 갈등, 스펙 등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들은 디지털에 익숙한 20대답게 종이책보다 전자책 출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책의 의도와 목적을 기획하고 집필, 편집, 디자인에 포맷 제작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직접 해냈다. 그렇게 전자책 `우리를 아나요`가 완성됐다.
시작은 좌충우돌이었다. 7명 중 누구도 이전에 출판을 위한 글을 쓰거나 기획해 본 적이 없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글쓰기`였다. 허소민씨(22·인하대 문화콘텐츠)는 “초반에는 글이 겉도는 느낌이 많았다”며 “독자가 돈을 주고 사서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독자의 흥미와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려웠단 뜻이다.
경험 부족은 김성민 아이웰콘텐츠 대표가 학생들을 도와 채웠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엉성했지만, 나중에는 감탄할 만큼 훌륭해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접근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지씨(23·고려대 문예창작)는 “기획이나 원고 작업은 어려웠지만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과정과 제작은 쉬웠다”며 “그동안 정보를 몰라서 못했던 것이지 누구든 쉽게 할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고 말했다.
유소라씨(23·인천대 불어불문)도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책이 나와 접근성이 높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종이책 출판은 멀게만 보이지만 전자책은 가깝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인터파크 등 국내 전자책 서점과 애플 아이북스에 등록했다. 2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내 친구`의 진솔한 이야기가 오롯이 담겼다.
출판을 마친 후 7명의 여대생은 내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박소애씨(21·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는 “스스로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민지씨(20·고려대 정치외교)는 “전보다 시야가 넓어졌다”고 전했다.
20대 여대생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해주는 전자책은 작가의 등용문을 넓힌다는 장점이 있다. 김성민 대표는 “유명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써서 출판하는 것이 바로 전자책의 매력이란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