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스타트업 창업 공식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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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 문제다. 일자리 창출이 당면 과제다. 가장 큰 국정 현안이자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죽하면 차기 대선 주자는 일자리 하나만 해결해도 대권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현장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기업에 가장 바라는 일`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답이 48.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위 `근로자 복지 향상(22.0%)`보다 배 이상 많았다.

배경은 의외로 단순명료하다. 복잡한 경제학 이론까지 필요없다. 한마디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탓이다. 일하고 싶어도 마땅히 일할 곳이 없다는 게 사안의 본질이다. 기업 주도의 고용 창출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관심이 높은 게 창업이다. 창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쪽으로 고용 창출 방향이 바뀌었다. 1990년대 후반 `벤처 붐`에 빗댄 스타트업 창업 열기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신문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스타트업 창업 연중기획으로 `멘토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연재했다. 경제단체, 산업계, 벤처 생태계에 몸담은 각계 VIP 인사를 만나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등 `엄선한` 15명의 멘토단은 인생 선배로 청년 기업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에게 금쪽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댓글이 줄을 이었고 강연회나 만남을 주선해 달라는 청탁 아닌 청탁도 많이 받았다.

멘토단의 많은 조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세 가지다. 첫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그만큼 열정이 샘솟는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창업하는 명분이 확실해야 한다는 충고다. 지치지 않는 도전 정신도 결국 확실한 사명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마지막 조언이 의미심장하다. 바로 `가볍게` 창업하라는 당부다. 이전에 창업은 자기 인생을 걸어야 했다. 그만큼 단단히 마음먹고 물적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했다.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창업하라는 조언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4+2=1`이라는 창업 공식이 유행이다. 파트너 4명과 팀을 이뤄 2개월에 사업 모델을 만들고 1년 안에 결판내자는 것이다.

창업 열기에 더욱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업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생태계의 첫걸음은 쉽게 저지르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이를 감싸 안을 수 있는 건강한 창업문화다. 창업은 수도의 과정이 아니다. 시작과 끝이 고행이라면 차라리 스펙에 목숨 거는 취업이 나을지도 모른다.


강병준 벤처과학부장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