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초기 자동차는 기계덩어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자동차는 각종 안전 및 편의를 위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전기·전자 장치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시스템과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자동차 산업에서도 SSPL을 적용하려는 국제 산업표준의 움직임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재 자동차의 전기전자 장치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오토모티브 오픈 시스템 아키텍처(AUTOSAR, www.autosar.org)라는 국제산업표준이다. AUTOSAR는 2003년 6월 유럽 자동차 제조회사 및 부품 제조회사들의 협력체로 탄생해 2012년 7월 공식 참여 기업이 170여 개 회사로 확대됐다. 명실공이 세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모인 집합체가 되었으며, 사양서(Specification)도 버전4.0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 해외의 자동차 제조회사에서는 국내 부품개발사를 대상으로 AUTOSAR 준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AUTOSAR 준비 미흡으로 인해 해외 자동차 제조회사로부터 입찰 제한을 받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의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은 AUTOSAR의 생성 동기 중에는 프로덕트 라인을 통한 솔루션의 확장성이 포함돼 있다. 프로덕트 라인에 걸친 SW와 하드웨어(HW) 상용부품의 확산을 목표 중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즉 프로덕트 라인의 확장 및 확대가 AUTOSAR의 주요 과제인 것이다. 수많은 자동차 전문 기업들이 모여 기술적으로 완성하려는 이 AUTOSAR의 사양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SSPL의 규격서로도 비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무척 궁금해 하는 SSPL의 필요성 및 효용성을 이 AUTOSAR의 꾸준한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SSPL의 구축이 어렵지만 생산성과 품질향상, 비용절감 등 SSPL의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판단됐기에 세계 자동차 전문 기업들이 한데 모여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분명한 SSPL의 필요성 및 효용성에 대한 증거가 있겠는가.
그러면 현재 국내의 자동차 산업에서 SSPL의 적용을 위해 최우선적인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일까. 국제 산업표준에 맞춰 자동차를 개발해야 하는 우리가 이 시점에서 고려해 보아야 할 단어는 바로 시스템 아키텍처인데, 이를 위해 AUTOSAR에서는 유니파이드 모델링 언어(UML)를 통한 모델링 기법을 채택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분야 SW 개발자 중에 UML을 제대로 아는 개발자들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UML을 모르면서 UML 확장 언어로 표시된 AUTOSAR의 사양서를 읽을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시험지는 받았으나, 문제를 읽지 못하는 것과 같은 꼴이다.
그러므로 AUTOSAR에서 주창하는 `시스템 품질을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춰 세계적인 SSPL`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UML 기반의 시스템과 SW 아키텍처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AUTOSAR와 같이 세계적인 SSPL을 구축할 만큼 많은 기술과 경험을 쌓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시 빨리 이 기술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SSPL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김봉관 MDS테크놀로지 사장 bkkim@mdst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