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등 프로 스포츠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게임 머니를 거는 온라인게임은 사행성 게임물이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엄격한 게임 등급 분류에 제동을 건 결정이다. 사행성 여지가 높은 게임의 규제 근거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프로축구·프로야구·프로농구 중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게임 머니를 베팅하는 `단골스포츠`를 사행성 게임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지 않고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도 없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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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제기한 단골미디어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바른의 이충상 변호사는 “불법 사이트에서 게임 머니를 환전해 준다고 해서 게임 내용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는 게 판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단골스포츠를 개발한 단골미디어는 게임위가 사행성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등급 분류 거부 결정을 내리자 2010년 2월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까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게임위는 곧바로 재심의를 포함한 후속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게임위 측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해 재검토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게임위는 단골스포츠가 스포츠토토 복권과 비슷해 게임법 2조에 규정한 `사행 행위 영업을 모사한 게임`에 해당하고, 베팅이나 배당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등급 거부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은 온라인 베팅 게임 개발사에 유리한 해석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사행성 게임에 강력한 규제 의지를 보인 문화부의 향후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화부는 지난 6월 12일 사행성 게임 대책을 내놨다. 온라인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게임 아이템을 대량 거래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