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금투협 회장 "CD 대체할 기준금리 만드는 게 상책"

“우리(금융투자협회)가 솔직히 금리 고시를 안했으면 좋겠다. 왜곡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기준금리로 하기보다 유동성이 풍부한 RP(환매조건부채권)나 통안채가 기준이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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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18일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들의 CD금리 책정 과정을 조사한 것과 관련, 업계를 대표해 쓴소리를 했다. 가뜩이나 거래량 급감으로 증권사들이 어려운데 공정위 조사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더 깊어진 것에 대한 불만 표시다.

CD금리는 7개 시중은행이 발행한 CD 물량의 금리를 10개 증권사가 평가하고 금융투자협회가 이를 평균해 발표한다. 장외시장에서 은행 간 거래를 증권사가 중계하는 형식이다.

공정위 조사는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로 CD 발행액이 대폭 줄어 실제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쪽이 기준금리가 되도록 하는 게 맞다”며 “빨리 대체금리로 전환시켜 주는 게 전체 시장으로서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CD금리 자체를 없앴으면 하는 심정이기도 하다”며 “길게 보면 시장을 위하는 게 업계를 위하는 일인데 시장의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고치든가 다른 대안을 찾든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강하게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데는 CD금리 결정 구조가 사실상 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표면상으로는 CD금리는 증권사들이 중계하는 거래금리나 호가로 결정되지만, 그 거래금리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은행의 발행금리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우리 자본시장 규모는 일본의 6분의 1, 미국의 25분의1에 불과해 GDP기준으로는 말도 안된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자본시장에 발맞춰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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