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판교(板橋)

최근 국내 반도체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가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집중 육성된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시스템 반도체 육성은 메모리에 편중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균형을 잡고 지속 성장 가능한 토대를 닦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돼왔다.

지난 11일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클러스터 비전 선포식`에서는 정보기술(IT) 거점 육성 전략 소개와 산학연 협력 약정식 등이 이어져 기대감이 커졌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판교를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의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화답했다.

판교에는 이미 새로운 기운과 활력이 넘치고 있다. 60여개의 팹리스 기업과 50여개의 장비 기업이 이곳에 속속 자리 잡았다. 또 2∼3년 내 대부분의 국내 팹리스 업체가 판교를 중심으로 모여들 예정이다.

판교의 모델은 미국 실리콘밸리다. 명실상부한 세계 IT산업 메카인 이곳에는 인텔·애플·구글·HP 등 세계 IT업계를 선도하는 7000여곳의 기업이 밀집돼 있다. 또 스탠퍼드·캘리포니아대(버클리) 등 명문대학까지 포진해 반도체·SW 및 통신산업 발전을 위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있다.

물론 단순한 업체 모으기로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된다고 할 수는 없다. 유망한 팹리스 업체들이 자금 걱정 없이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고, 인수합병으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판교 지명의 유래는 마을 앞 개울에 넓은 `판자(板)`로 `다리(橋)`를 놓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 이름처럼 판교가 우리나라 시스템 반도체 업체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튼튼하고 넓은 다리가 되길 기대한다.


양종석 소재부품산업부 차장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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