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의 인사이트]1000억 매출의 비결은 □□ 이다

#반도체 회사 실리콘마이터스는 창업 4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비결은 한 가지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된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는 인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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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마이터스는 국내에서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는 페어차일드코리아 출신들이 창업했다. 우수 인재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고, 이 노하우를 배우러 오는 젊은 인력들 가운데 새로운 인재를 뽑아 길러냈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연봉과 인센티브는 물론이고 모든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허염 사장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인재들이 모인다”고 말했다.

#중전기기 시장에서 고성장을 거듭하던 케이디파워는 10년 전 큰 위기를 겪었다. 회사를 음해한 민원이 조달청에 접수됐다. 석 달가량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사업 수주를 못하고 회사가 주춤하면서 직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더욱 내부 결속을 다졌다. 직원 모두가 회사 가능성과 역량을 믿고 위기를 함께 극복한 결과, 곧 정상화됐다.

케이디파워는 큰 역경을 이겨낸 후 작은 일에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경영진 사이에 `직원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줘야 좋은 회사`라는 신념도 생겼다. 창업 23년째인 2012년, 케이디파워는 `벤처 1000억클럽`에 가입했다.

벤처에 매출 1000억원은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이자 `꿈`이다. 2012년 올해는 총 381개 기업이 벤처 1000억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대비 21% 늘었다. 매출 1000억원대 반열에 처음 오른 기업도 87개다. 사상 최다다. 1000억원 벤처 대부분이 독립적으로 창업해 자생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평균 16.1년이 걸렸다. 꾸준한 연구개발(R&D), 시장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이 주요 성공 요인이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비결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회사가 무럭무럭 자라는 만큼 직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다. 벤처 1000억클럽 대졸 초임 연봉은 군필 남자가 2652만원, 여자가 2505만원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졸 초임 평균연봉(2254만원)보다 훨씬 많고, 공기업의 대졸 초임 연봉(2659만원)과 비슷하다. 1000억원 벤처의 91%가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86.9%는 교육훈련비, 68.9%는 자녀 학자금을 지원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팀별로도 특별성과금을 준다.

이런 외형 요소가 전부는 아니다. 올해 매출 1조클럽에 진입한 삼동은 1988년부터 매년 직원을 해외에 보낸다.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회사가 어려워도 해외연수는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5년차 이상 직원 모두가 혜택을 누렸다.

벤처 1000억클럽 회사들은 콩나물에 물 주듯 인재를 키운다. 배우겠다고 하면 뭐든 지원해준다. 공부할 준비만 돼 있으면, 그 사람이 곧 인재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람`을 길러낸다. 우리 사람은 `내가 경영자고, 회사 이익이 바로 나의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을 쏟는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최근 실패한 기업의 공통점을 정리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대부분 제품이 나쁘거나 집중 공략할 시장을 찾지 못해서 망했다. 그런데 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은데도 회사가 문을 닫는 사례도 많았다. 경영자와 직원이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면 회사는 곧 망했다. 반대로 회사와 개인이 비전을 공유하면서 직원이 스스로 발전하는 조직을 만들면 성공했다. 벤처 1000억클럽이 되는 비결, 정답은 사람이다.


벤처경제총괄 부국장 sd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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