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진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장(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SW산업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국가적으로 높다. 특히 지역SW는 지역 산업 경쟁력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역 SW산업의 현황은 어떤가.
△지금은 융합 시대다. 거의 모든 산업 경쟁력은 SW와 어떻게 결합하고 융합하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지역은 융합을 스스로 이끌어갈 능력이 부족한 상태다. 심지어 융합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취약하다. SW산업이 지역산업 경쟁력 향상과 지역 내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가져다 줄 수 있음에도 시장과 산업은 위축돼가고 있다. 전국에는 18개 SW진흥기관이 있다. 이들은 지역 SW산업의 유일한 기획 및 실행 조직임에도 아직 그 역할이 작을 뿐 아니라 지자체 내 그 위상이 미약한 편이다.
-지역 SW산업과 기업들이 그렇게 취약한가.
△그렇다. 지역 SW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하다. 일부 활발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기업도 수도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예속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임베디드 SW분야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이외에는 진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나마 시스템통합(SI)이나 인터넷 SW분야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다. SW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들다는 소위 3D산업으로 인식돼 있어 지방에서는 좋은 인력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가 4~5년 전부터 SW산업을 지역 주도로 이끌어 갈 것을 유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예산도 연간 150억원 안팎 밖에 되지 않는다.
-지방 SW기업이나 기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시장 위축과 빠른 기술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중고급 인력난도 심각하다. SI를 중심으로한 공공 프로젝트도 많이 실종됐다.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각종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각 지역의 리더들에게 이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할 필요가 있다. SW진흥 기관의 전문성도 보다 높여야한다.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먼저 공공사업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 DJ나 노무현 정부때 시행했던 소프트타운(Soft-town)이나 클러스터(Cluster) 정책을 개선 보완해 각 지역별 수준과 상황에 맞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또 지역 혁신 및 네트워킹을 위한 지원 사업도 요구된다.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직접적인 성과 도출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 받을 수 없는 것도 개선했으면 한다.
지역내 산학연관 및 기타 혁신기관 간의 소통 및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SW산업 관련 지원 예산을 늘려야한다. 최근 수년간 200억원도 안되는 예산으로 지역 SW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는 산업이 아닌 하나의 사업 밖에 안되는 규모다. 융합사업이나 특화지원사업을 성장 단계별이나 규모별로 구분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 SW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도구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 진정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구축 될 수 있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지역별 성장지원사업과 인프라 지원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지역 SW산업 육성을 위해 민·관·연·학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하나.
△정부가 SW산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예산 확대 같은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지자체도 SW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해야 한다. 지역의 학계는 SW가 실사구시 학문이 되도록 해야 하고 먼저 기업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넓은 세상을 보려고 해야 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