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이 과연 엘도라도일까?”
최근 많은 개발사를 드나들며 자주 드는 생각 중 하나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골드러시` 시대를 방불케 한다. 너도 나도 금광을 캐는 모습처럼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대형 게임 업체 임원이나 유명 개발자의 퇴사 소식에 안부를 물으면 약속한 것처럼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적은 인원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최근에는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투자하겠다는 곳도 꽤 늘었다.
그만큼 우려되는 모습도 보인다. 준비 없는 이른바 `묻지마 합류`다. 몇 년째 개발을 진행 중인 온라인 게임사 대표는 기자에게 “투자자가 `지금 만드는 게임을 스마트폰 게임 버전으로 하나 더 만들면 어떻겠냐`고 은근히 압박을 넣는다”고 하소연했다. 다짜고짜 스마트폰과 유무선 연동을 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말은 쉽지만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뒀던 내용이 아니다.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한다. 투자자 앞에 작아지는 개발사 처지에서는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모 게임사 임원은 스마트폰 게임 개발만 해도 주가가 들썩거려 입조심을 한다는 말도 전했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이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쉬운 것은 창업뿐이다. 수익률은 낮고 실패율은 높다. 개발자 구하기도 힘들다. 플랫폼 제공사에 수수료를 주고 나머지 수익을 개발사와 퍼블리셔, 결제사업자, 광고사가 쪼갠다. 대규모 홍보를 하면 수익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 대기업이 연간 20개 이상의 모바일 게임을 내놓는다는 데는 그만큼 많은 게임의 실패를 염두에 둔다는 의미다.
해답은 온라인 게임이 찾았던 성공사례와 마찬가지다. 해외 진출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아직 기회가 많다. 글로벌 플랫폼이 있고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한다. `앵그리버드`는 글로벌 흥행을 증명했다. 맨땅이 드러나자 황폐화한 골드러시에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은 해외에서 성공해야 한다. 진정한 `스마트 성공시대`는 그때부터다.
김명희 콘텐츠산업부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