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000억클럽]`대세는 녹색` 그린 벤처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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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역삼동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 주최로 열린 `벤처 1000억기업 기념식`은 잔치 분위기였다. 힘든 상황에도 벤처 업계가 힘을 발휘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 여기에 정부는 벤처 창업 활성화와 벤처 1000억클럽(벤처1000억기업군) 진입 촉진사업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벤처의 `힘` 발휘=벤처는 확실히 불황에 강하다. 남들이 투자를 꺼리고 주춤할 때 힘을 내는 곳이 벤처다. 올해 성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1000억클럽에서 탈락한 벤처가 올해 21곳에 달했지만 신규 진입한 곳도 무려 87곳에 이르렀다. 신규 진입업체 수 기준으로 조사 이후 최대 규모다. 2006년 24곳, 2007년 34곳, 2008년 59곳 등 매년 증가세다. 최근 흐름이 `녹색`인 것을 반영해 이 분야 벤처가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벤처 1000억기업 가운데 녹색기술 분야는 지난해 38개사(이하 전년도 실적기준)에서 올해는 85개로 두 배 이상 크게 늘었다. 그린IT 업계가 48개사로 56.5%를 차지했고 신소재(14개사), 신재생에너지(10개사), 탄소저감(5개사) 등의 순이다. 정부 지원도 힘을 받았지만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맞게 변화한 노력의 결과다.

매출 1조원 이상인 벤처 1조클럽 멤버는 두 곳으로 한 곳 줄었지만 후보가 많다. 2008년부터 1조클럽에 등장한 NHN에 이어 `삼동`이 올해 신규로 올라섰다. 1990년부터 절연코일을 생산한 삼동은 2001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다시 10년만인 지난해 1조원을 달성했다. 물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납품한다. 현재 유라코퍼레이션(9700억원)·넥슨코리아(8800억원)·휴맥스(8700억원)·디에스(8600억원)·대창(8500억원) 등이 1조클럽 후보다.

아쉬움도 남는다. 여성벤처가 지난해 4곳에서 올해 3곳으로 오히려 한 곳 줄었다. 세 곳은 기보스틸(금속), 이화다이아몬드공업(금속), 한주금속(자동차)이다. 지난해 1000억기업이었던 놀부 대표가 남성으로 바뀐 결과다. 그럼에도 여성벤처가 한 곳도 늘지 않았다는 점은 `옥에 티`다.

◇양뿐만 아니라 질도 탁월=설립 4년만에 1000억클럽에 이름을 새롭게 올린 곳이 무려 다섯 곳에 달한다. 파인텍·한국실리콘·우리이앤엘·넥스플러스·서한이앤에스다. 모두 2008년에 회사를 세운 창업 동기다.

한국실리콘은 2009년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2010년 672억원, 지난해 150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서한이앤에스도 2009년 처음 매출(154억원)이 발생한 이후 급신장, 올해 1000억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LCD모듈과 백라이트유닛(BLU)을 생산하는 파인텍은 현재 6개 특허를 두고 29개 특허를 출원했다.

이들을 포함해 1000억클럽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매우 우수하다. 평균매출액은 2042억원으로 지난해 1818억원 대비 12.3% 늘었다. 대기업(14.3%)보다는 낮지만 중소기업(9.2%)과 비교해 3%포인트 높다. 자산증가율은 17.1%로 중소기업(8.7%), 대기업(8.3%)을 크게 앞섰다. 총자산이 1조원을 넘는 곳이 엔엑스씨 등 6개사에 달한다. 수익성도 매우 긍정적이다. 평균 영업이익이 154억원으로 전년보다 4.8%(7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률 역시 7.5%로 중소기업(5.4%), 대기업(5.4%)보다 높다.

이들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1000억클럽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9%로 처음 6%대에 진입했다. 일자리(총고용인력)는 13만1000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17%가량 늘었다. 고용증가율이 6.8%로 중소기업 4.99%와 대기업 2.26%보다 크게 앞선다.

◇스타트업을 벤처 1000억클럽으로=정부가 최근 일고 있는 창업 붐으로 등장한 스타트업이 벤처 1000억클럽 멤버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금까지 벤처 1000억기업이 2000년 전후 닷컴 붐 당시 등장한 벤처가 주축이었다면 앞으로는 스마트혁명과 함께 뛰어든 기업이 주류를 이루도록 돕겠다는 것. 이를 위해 700억원 규모 엔젤투자매칭펀드를 하반기 가동한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충인 자금과 경영지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벤처캐피털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이스라엘식 인큐베이팅펀드 등 창업 초기기업 전문 투자펀드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선도 벤처와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 활성화에도 나선다. M&A매칭펀드도 결성한다. 벤처가 스타트업 인수에 나설 경우 매칭으로 투자한다. 벤처가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외시장 진출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벤처를 돕기 위한 `코러스(KORUS)펀드` 조성, 민관공동 기술협력펀드 조성 확대, 실패 벤처기업인의 원활한 재도전 환경 구축 등에도 나선다. 실패 벤처기업 재도전을 돕기 위해서는 채무 조정시 연대보증 채무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재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재창업자금 지원 확대에 나선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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