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효율 높이기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저가·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을 위해 다양한 소재·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미래 시장 선점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우주선에 사용하는 특수 태양전지 분야 경쟁이 치열하다.
첨단 기술력 집합체인 우주선의 동력원으로 태양전지가 채택되면서 각국이 초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녹색기술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이 발사한 `선저우 9호 유인우주선`은 `태양전지 윈드서핑`을 펼치고 태양광 발전에 성공하며 태양전지 효율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저우 9호에 적용한 태양전지는 `3개 접합 갈륨·비소` 타입이다. 박막 태양전지로 우주선 윈드서핑에 접착돼 자유롭게 접을 수 있고 기존 태양전지보다 효율도 높다. 광변환 효율이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보다 갑절가량 높은 30%를 달성했다. 동일 면적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발전량은 50%가량 늘었다.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생활하는 14일간 필요한 전력도 모두 태양전지로 공급할 수 있다. 기존에는 우주비행사가 음식을 가열할 수 없어 찬 음식을 먹어야 했지만 발전량이 대폭 늘어 음식을 가열할 수 있게 됐다.
갈륨·비소는 반도체 재료로 `마이크로웨이브 집적 회로` `적외선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레이저` `태양전지` 분야에 주요 소재로 쓰인다. 갈륨·비소 태양전지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화성 표면 탐사 측정 로봇도 갈륨·비소 태양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나 단일 접합 갈륨·비소 태양전지는 특정한 광 스펙트럼 범위에서만 태양광을 흡수하기 때문에 광변환 효율이 낮다. 반면에 서로 다른 성질의 재료를 중첩한 3개 접합 갈륨·비소 태양전지는 태양광의 선택적 흡수·변환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태양전지보다 광변환 효율이 높다.
선저우 9호에 장착한 태양전지는 중국 톈진시 소재 중국 전자과학기술 그룹회사 연구개발팀이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미 중국 `선저우 1호 우주선`과 `선저우 8호 유인우주선` 및 `톈궁1호 우주비행선` 전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태양전지 윈드 서핑`에 태양전지를 붙이고자 대면적 전지를 사용했다. 단일 셀 면적이 39.8×60.4㎜에 달한다. 우주공간에서 운행 중인 우주선에 사용한 `3개 접합 갈륨·비소 태양전지` 중 가장 크다.
초고효율 태양전지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태양광 발전소를 우주에 설립하는 방안도 현실화되고 있다. 우주에서 태양광 강도는 지상의 갑절에 달한다. 태양광을 수집하는 시간도 최대 다섯 배에 이른다. 우주공간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전파로 전환·전송하는 기술이 발전하면 태양광발전 위성이 지상 발전소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미쓰비시에 따르면 길이 200m가량의 타원형 발전 시스템을 갖춘 소형 위성을 40기 띄우면 원자력 발전소 1기(100만㎾)에 해당하는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일본은 2020년 이후 우주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또한 `우주 태양열발전소 기술발전 예측과 대책 연구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께 자국이 세계 최초로 우주태양열발전소를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3개 접합 갈륨·비소 태양 전지` 연구개발과 상용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생산 원가 현실화다. `3개 접합 갈륨·비소 태양전지` 개발은 제조 공법이 복잡하고 생산 원가가 높아 대규모 상용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원가 또한 와트(W)당 수백달러에 달한다. 결정형 실리콘 전지 생산원가는 1달러 수준이다.
관련 업체들은 셀 면적 감소와 효율 향상을 바탕으로 한 원가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또 `태양광 트래커를 설치해 태양광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 광변환 효율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관련 기술의 지속적 연구개발을 진행해 원가를 대폭 감소시킨다면 갈륨·비소 태양전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최고 효율, 최저 가격 태양전지 만들기 경쟁이 가속화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고효율 화합물 태양전지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어 태양전지 효율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며 “결국 누가 최적의 화합물 조성을 찾아내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드는지가 주도권 탈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