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형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업계 신조류

대규모 자본에 기반을 둔 이른바 `기획형(Designed)` 인큐베이터가 창업 시장의 새 흐름이 됐다. 유럽에 본사를 두고 세계로 퍼진 로켓인터넷이나 팀유럽, 이들을 벤치마킹한 국내 패스트트랙아시아 등이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바일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동시 문어발식 확장으로 벤처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기획형 인큐베이터 기업의 특징은 △든든한 자본력 △컨설팅회사나 경영대학원(MBA) 출신 고급 인력으로 꾸려진 경영진 △시장 조사, 채용, 회계나 재무 등 제반 업무에 대한 전적인 지원 등이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빠르게 현지화하고 자본과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제패해 나가는 것도 공통된다.

로켓인터넷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사업으로 돈을 번 샘워 형제가 설립한 회사다. 본사에 250명이 일을 한다. 20개국에 지사를 뒀다.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유럽에서 그루폰 모델을 그대로 따라 만든 시티딜(그루폰에 매각), 이베이 모델을 들여온 알란도(이베이에 매각)를 만들었다. 알렉산더 쿠들리흐 로켓인터넷 CEO는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처럼 찾아 오는 창업팀을 심사하고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사업 아이템을 기획한 뒤 CEO급 인물을 직접 찾는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그루폰` `윔두` `글로시박스`가 진출했다. 약 6개월~1년 후 재평가해 사업성이 없다고 평가되면 다른 사업으로 재빨리 바꾼다. 핀터레스트를 모방한 핀스파이어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반응이 신통치 않자 지난달 사업을 접었다.

팀유럽은 루커스 가돕스키, 콜야 헤벤스트레이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이 회사는 포인트나인캐피털이라는 벤처캐피털(VC)사와 마케팅, 채용 전문회사 등을 따로 만들었다. 각 회사가 팀유럽을 지원하는 형태다. 배달 음식점 예약 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격인 `요기요`를 2주 전 한국에 출시했다.

한국에도 이들 회사를 본뜬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지난해 말 설립됐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티켓몬스터 투자자가 지분을 투자해 만들었다. 역시 CEO를 선발해 필요한 제반 업무를 돕는다. 지난 5월 위치 기반의 의사 찾기 서비스 `굿닥`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루폰코리아에서 일했던 최선준씨를 CEO로 영입해 2호 서비스를 준비한다.


`시스템형` 인큐베이터 현황

기획형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업계 신조류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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