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던 민간기업들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건설의향서를 내지 못했다. 발전사업 시 전체 수익을 좌우하는 전력판매요율인 `보정계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발전사들로부터 발전소 의향조사를 벌였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곳도 건설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발전사업자들은 발전소 건설의향서를 이달 2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당초 동부그룹·동양그룹·STX에너지·포스코파워·SK건설·삼성물산·SK E&S 등이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이 의향서 제출에 미온적인 것은 정부의 민간기업에 대한 보정계수 확정이 늦어지면서다.
보정계수는 민간기업들이 석탄화력발전소로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할 때 가산하는 요율이다. 요율 정도에 따라 억 단위의 수익이 오가는 만큼 민간기업 입장에선 결과를 보고 사업 진출 의향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요율 수준에 대해 대다수 민간기업은 발전공기업보다는 높은 수준을 책정해 줄 것으로 예상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달 발전공기업 하반기 보정계수 조정에서 석탄 부문 요율이 대폭 삭감돼 기대치 이하의 요율이 책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달 발전공기업 유연탄 부문 보정계수는 15%대에서 5%대로 10% 가까이 삭감됐다.
민간발전 업계 고위 관계자는 “발전사업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매력이 있지만 보정계수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공기업과 달리 민간기업은 수익성 여부가 사업 진출의 중요한 판단근거인 만큼 요율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요율산정을 위해 올해 4월부터 진행한 연구용역 작업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당초 용역결과는 9월에 나올 예정이었다. 일단 비용평가실무위원회 일정이 18일로 잡혔지만 용역결과가 언제 나올지 미지수다. 또 건설의향서 제출 마감일과 불과 일주일 차이로 일정이 촉박해 수급계획 전체 일정 연기도 고려해야 할 판이다.
전력거래소는 용역결과가 나오면 바로 민간기업들과 공청회를 거쳐 요율을 조율하는 등 일정이 늦춰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전력계획팀장은 “신청 구비서류가 과거에 비해 대폭 줄어 접수를 위한 시간은 충분하다”며 “요율 수준이 결정된 후 일주일 동안 신청이 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보정계수=생산비용이 가장 높은 발전소로 거래가격이 결정되는 국내 전력시장 가격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전력 생산원가가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발전소의 과도한 수익을 조정하기 위해 적용하는 판매요율이다. 보정계수 수치가 높으면 발전소가 한전에 파는 전력 가격이 높아지지만 수치가 낮으면 그 반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