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기획]데스크톱가상화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라이선스 이슈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과 국내 기업들 간 라이선스 이슈 가운데 가장 `핫`한 것이 클라우드 라이선스 정책 분야다. 패키지 SW 라이선스 이슈와 달리 클라우드 분야 라이선스 이슈는 가상화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 계약 형태를 유지하기는 애매해 양측 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버 가상화 등 시장에 소개된 지 오래된 기술은 업체별로 라이선스 정책이 수립됐다. 그러나 데스크톱가상화(VDI) 등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해 당사자 간 갈등만 깊어진다. VDI 서비스는 기업 데스크톱 환경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솔루션이 라이선스 이슈의 핵심이다.

◇MS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라이선스 용납 못해”=MS의 현행 라이선스 조항에 따르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클라이언트 윈도 운용체계(OS)를 제공할 수 없다. 즉 월 임대 방식의 클라우드 라이선스 정책에 자사 클라이언트 OS는 제외돼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윈도 기반 VDI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이란 얘기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LG CNS, 틸론 등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MS와 라이선스 문제로 몇 년째 준비해온 퍼블릭 VDI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조차 못하고 있다.

MS가 클라우드 관련 라이선스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공급자라이선스협약(SPLA)`이라는 월 단위 과금 방식의 클라우드 라이선스가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가 MS와 계약을 체결하면 MS 제품 라이선스를 고객에게 월 단위로 임대 서비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SPLA에 서버 및 오피스 제품 등은 적용되지만 윈도비스타, 윈도7 등 클라이언트 OS는 제외돼 있다. 클라이언트 OS에 대한 월 단위 서비스과금 모델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어떤 기업에서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VDI를 제공할 방법이 없다. VDI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클라이언트 OS 중 오래전에 출시된 윈도XP는 지원되는 것”이라며 “윈도7 등 새로 출시된 클라이언트 OS는 라이선스 조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MS에 지속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항의, 라이선스 체결을 위한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VDI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들은 모두 프라이빗 형태의 VDI 서비스다. KT 등도 퍼블릭이 아닌 프라이빗 VDI 서비스 사업만 추진한다. 하지만 프라이빗 VDI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모바일 기기와 데스크톱PC SW 라이선스는 각각 체결해야 한다.

한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는 “MS와 EA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데스크톱PC 외 모바일 기기에 별도 라이선스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한 명의 사용자가 여러 대 기기를 사용하는 것의 명확한 기준이 없고 기업마다 기기 대수와 사용자 수, 서버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라이선스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퍼블릭 VDI `성행`…국내 `역차별` 논란=KT, LG CNS 등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수차례 한국MS에 이 같은 라이선스 요구를 요청했는데 관련 정책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설명만 들었다”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MS 윈도 기반 퍼블릭 VDI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라이선스 위반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했다.

현재 해외에서 MS 윈도 OS를 기반으로 퍼블릭 VD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10여 군데다. 미국에서는 `온라이브(onlive)` 서비스가 가장 유명하다. 올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용 태블릿 PC에서 모바일앱 형태로 제공되는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윈도 VDI 서비스 `온라이브데스크톱`을 출시했다. 영국에서는 몰텐그룹,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NTT도코모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한국MS가 우리나라 서비스 사업자에게 역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MS 라이선스 정책은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국내만 차별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MS 관계자는 “해외에서 퍼블릭 VDI 서비스를 한다면 SPLA가 아닌 서버용으로 라이선스를 계약해 `데스크톱 OS` 형태 경험만 제공해줄 뿐 실질적으로 클라이언트 OS를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퍼블릭 VDI 클라우드 서비스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현 퍼블릭 서비스 업체들은 위법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MS 본사와 직접 계약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클라이언트 OS 계약이 현지화 전략에 의해 이뤄지므로 한국MS와 계약해야 한다는 답변만 받은 상황이다. 업계는 MS가 클라우드 방식의 라이선스 확대로 내부 매출 잠식을 우려해 SPLA 라이선스 정책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MS 주 수입원인 윈도 OS 라이선스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조 마츠 MS 월드와이드 라이선싱 및 가격결정 담당 부사장은 “온라이브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에게 적절한 라이선스 시나리오를 제공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MS도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특별취재팀=신혜권기자(팀장) hkshin@etnews.com,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