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개방형 상생협력 현장, SMD 코업페어를 가다.

“장비에 들어가는 볼트도 특수 재질의 제품을 써야 합니다. 일반 볼트는 돌리면서 먼지가 발생하는데, 그 볼트 하나 때문에 장비 전체가 불량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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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D가 충남테크노파크에서 개최한 2012 상반기 코업페어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협력업체 직원들. 이날 행사에는 900여명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참가해 기술상담을 받았다.

27일 오후 천안 충남테크노파크 강당,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코업(Co-Up)페어`에서 SMD 엔지니어가 장비 세부 사항을 설명하자 협력 업체 직원들이 귀를 쫑긋 세운다. 국산화가 필요한 장비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넘어 개발 시 주의해야 할 사항까지도 일일이 소개해주니 협력업체 직원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문 밖으로 길게 늘어선 줄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줄어들 줄 몰랐다.

코업 페어는 SMD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협력사들에게 국산화 아이템을 소개하는 개방형 상생협력 프로그램이다. 참가한 중소기업들은 전시 품목 가운데 사업화가 가능한 과제를 선택해 추진 계획을 제출한다. 과제가 뽑히면 SMD로부터 인프라는 물론이고 자금 지원까지 받는다. 기존 거래 실적이 없는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문턱을 낮추기 위해 올해는 개방형 장소를 택했다. 그동안 삼성 사업장 내에서 진행했지만, 사전 출입 등록 등 번거로움 때문에 충남테크노파크로 옮겼다. 그래서인지 올해 코업 페어 현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인파가 북적였다. 예년보다 3배가 많은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직원 900여명이 참여해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장에는 12명의 SMD 엔지니어와 구매팀 직원이 기술상담도 진행했다.

SMD는 국산화가 필요한 아이템 80건을 전시했다. 부분품은 직접 전시를 하고 장비는 사진을 공개했다. 올해 총 국산화 과제는 162건으로, 전시하지 못한 품목은 협력 프로그램인 `크레파스(CrePas)`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들 아이템의 구매 금액은 2280억원에 달한다. SMD는 이 같은 협력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443억원에 달하는 국산화 성과를 거뒀다. 일본 기업들이 독점했던 증착기 센서,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에서 사용하는 히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SMD의 장비 국산화율은 60%정도였지만 내년에는 70%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SMD 구매팀 김종악 부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개방형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협력사를 발굴할 수 있고 국산화로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어 SMD나 협력사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호 MDP협의회(협력사협의회)장은 “새로운 아이템을 얻고 또 기술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협력업체로서는 좋은 기회”라며 “이런 프로그램이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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