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라타제작소(대표 무라타 쓰네오)가 세계 처음 `인터포저` 기판을 부착한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ZRA 시리즈 양산에 돌입했다. 인터포저 기판은 MLCC 기판 크기에 맞춰 성형한 인쇄회로기판(PCB)의 일종이다. 스마트기기용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를 반격할 수 있는 전략 무기로 삼는 한편, 지속되는 엔고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대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최근 울림현상을 해소한 인터포저 기판 MLCC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통상 세라믹 재료에 전압을 가하면 기계적인 진동이 발생하고 PCB도 같이 떨리며 소리가 나는 울림 현상이 발생한다. 휴대폰과 노트북은 물론 디지털 카메라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MLCC 시장에서 그동안 울림 현상은 업계의 기술적 난제였다. 무라타가 개발한 MLCC는 부착된 인터포저 기판이 콘덴서의 진동을 흡수해 주 기판 울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PCB를 붙인 MLCC 양산은 세계 최초다. 무라타 관계자는 “MLCC에 PCB를 붙이는 것은 미세가공 장비와 접착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인터포저 기판 부착으로 PCB 울림 현상을 최대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ZRA 시리즈는 기존 무라타 제품군보다 소형으로 설계돼 최근 슬림화 추세인 스마트폰에도 안성맞춤이다. 지금까지 무라타가 전면에 내세웠던 6.1×5.3㎜ 사이즈의 KRM 시리즈에 비해 이번 제품은 2.0×1.2㎜에 불과하다. 무라타는 이미 일본 내수는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와 납품 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ZRA 시리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는 물론 PC와 TV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응이 많아 제품군을 더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