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대가 자랑하는 대표적 산학협력 모델이 `가족회사`다.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다. 대학과 기업 간 맞춤형 교육·연구 협력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대학은 수요자 중심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기술경쟁력을 향상하는 대학과 기업 간 `윈윈` 협력체다.
산학협력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이 제도는 원래 시화·반월·남동 서해안 지역 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과 유기적 상시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하고자 만들었다. 산기대가 지난 2004년 처음 시작한 가족제도는 정부가 우수 산학협력 모델로 받아 들여 다른 대학에도 전파할 만큼 대표적 우수 산학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현재 산기대는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3800여 가족회사와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시화·반월 산업단지 외에도 가족회사가 많이 분포해 있는 경기 부천과 서울 구로(G밸리)에도 산학협력연계센터를 설치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산학협력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가족회사는 초기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대일 지원형태였다. 지금은 더 발전해 교수뿐만 아니라 경영 컨설턴트와 기술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기업 고충을 해결해준다.
교수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업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은 가족회사 첫 시행 당시 꽤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제도는 학생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학생은 가족회사에서 가족처럼 현장실습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기대 도움으로 고충을 해결하고 매출 신장을 이룬 가족회사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학교에 기탁하기도 한다. 지난 2년간 총 786건(16억 8000여만원)의 가족회사 장학금이 모여 학생에게 전달됐다.
시행 착오도 있었다. 매년 가족회사가 늘면서 관리하는 데 한계가 나타났다. 넘치는 가족회사를 교수만으로는 관리하기 벅찼다. 그래서 기업 지원을 기술지원 일변도에서 기업경영 전반으로 확대하고 참여 인원도 경영 컨설턴트 등으로 확대했다. 2009년에는 2단계 산학협력 중심대학 육성사업으로 가족회사종합지원센터라는 전담 지원부서도 신설했다.
이응혁 산학협력 부단장은 “가족회사종합지원시스템 구축으로 산학협력 유형 분류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했다”면서 “산학협력 유형 간 연관관계 분석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학협력을 촉진하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산기대가 산학협력연계센터를 부천과 G밸리에 둔 것은 이들 지역이 산학공동기술 개발을 포함한 산학협력이 빈번하고 산기대 졸업생이 다수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지역이 로봇·메카트로닉스·보안 등 IT 산업에 특화돼 있어 산학협력 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산학협력연계센터로 산기대는 연계 지역인 부천의 주요 업종 및 기술 분야와 산기대 특성화 학과를 연계, 분야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도출하고 계약학과 개설 및 운영으로 지역 가족회사의 요구를 충족해 주는 산학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학과 학생의 현장실습과 졸업작품 활동을 EH와 기업부설연구소 내에서 수행하게 해 실무형 현장 교육 완성도 기대하고 있다. 중기사랑지원단도 빼놓을 수 없는 산기대 산학협력 활동이다. 산기대 주변 시화·반월 산업단지는 업체 수는 국내 최다지만 규모는 대부분 영세한 제조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영세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현장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산기대는 이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이른바 찾아가는 원스톱 기술 및 경영자문서비스인 `중기사랑지원단`을 2009년부터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기사랑지원단은 현장 기술고충 해결 위주의 기존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기술·자금·특허·마케팅 등 기업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제품 개발부터 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기업 활동 전반에 필요한 일대일 맞춤지원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산기대는 방문기업 제품개발 인프라가 취약해 현장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대학이 보유한 첨단 연구개발장비와 박사급 연구 인력을 파견하는 등 지원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