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유설비 등을 공격한 플레임 바이러스의 배후가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려했던 사이버 전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가상 시나리오로 소개되던 사이버 전쟁은 영화 한 장면으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보도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컴퓨터 전문가가 대거 투입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보도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 이 코드명 아래 `스턱스넷`이란 바이러스를 개발해 이란을 공격하는 등 알게 모르게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굳이 해외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나라에서도 사이버 전쟁은 이미 몇 차례 벌어졌다. 국정원은 지난 7·7 DDoS 공격, 3·3 DDoS 공격, 농협 전산망 마비 등 국내 기간망, 금융망을 위협할 대형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북한은 사이버전 총본산인 정찰총국 아래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을 두고 해킹과 사이버전 임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소속 인력만 3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북한의 전파 교란으로 비행기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이버전 위협이 코앞에 있는데도 우리 군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너무나 미흡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버전에 대비함으로써 러시아·미국에 이은 세계 3위권의 사이버전 강국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한다.
IT강국이라고 자화자찬해 온 우리나라는 그동안 보안이나 사이버전과 같은 대응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 전쟁은 첨단 IT를 통한 사이버전이 보다 큰 피해를 몰고 올 것이다. 사이버전은 국운이 걸린 문제라는 심각한 인식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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