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PMO 본질을 망각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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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공정보화 사업에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을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행정안전부 얘기다. 실제로 연말까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청회를 여는 등 분주하다.

PMO는 정보화사업 수행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을 제3자 시각으로 찾아낸다. 공공정보화 사업의 품질을 높이는 데 제격이라 여겨지는 이유다.

하지만 행안부가 도입하려는 PMO의 초점은 다른 데 맞춰져 있다. 오히려 책임 회피 대체 수단으로 여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최근 한 공청회가 열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PMO 사업자를 본사업 발주에 앞서 선정해 제안요청서(RFP) 작성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공기관 스스로가 정보화 사업 발주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얘기로 들렸기 때문이다. 사업 발주 역량을 키우려는 의지조차도 없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PMO 기능은 말 그대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이지 프로젝트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이 PMO 제도를 도입하면 연간 400억원의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은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분명 희소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 확대만을 위해 PMO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 PMO 제도 도입의 목적이 성공적인 공공정보화 사업 완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 발주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등 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것은 이번 PMO 제도의 한계다. PMO를 도입했다고 해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반드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PMO 사업 수행 경험이 많은 한 컨설턴트는 “PMO 수행 결과물은 발주자 역량만큼 나오게 된다”면서 “발주자 역량이 없으면 사업자도 그만큼 수행하고 만다”고 전했다.

공공정보화 사업은 해당 기관의 프로젝트지 PMO 사업자 프로젝트가 아니다. 공공기관 스스로 프로젝트를 관리할 역량을 갖추는 게 먼저다. PMO는 그 수단일 뿐이다.


신혜권 비즈니스IT부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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