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요금 인가 심사 업무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별도 심사위원회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김경협 의원(부천 원미갑) 등 민주통합당 의원 13명은 19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카카오톡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으로 촉발된 망 중립성 논란 해결과 이동통신 요금 책정 등을 심사하기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한다.
방송통신위원장 추천 2인·시민단체 2인·한국소비자원 1인으로 구성되는 심사위원회는 △주요 기간통신사업자 요금 인가시 심사 △망사업자 역무의 제공의무 및 망 중립성 관련 세부기준 마련 △심사과정 및 결과 공개 등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했다.
김경협 의원실 관계자는 “망 중립성 논쟁의 한 축인 사업자도 포함하려 했지만, 자사 요금을 스스로 심사하게 되는 모순 때문에 배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요금 수준이 과도한지 여부에 대해 여러 지표에서 뚜렷한 답이 없는 가운데 요금 인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한국소비자원 등을 다수로 구성해 사실상 `요금 인하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위원회가 망 중립성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토록해 대립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대안 모색보다 단순히 여론에 편승한 결과가 나을 수밖에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업계와 방통위 모두 “현재 상황에서 적합하지 않은 법”이라는 설명이다. 공공 분야 요금도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소비자 측이 책정에 참여하는 경우가 없는 데 민간 기업 상품 요금을 소비자단체가 심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한 방통위 관계자는 “기간통신사업자 중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해서만 요금 상품 인가가 규정돼 있는 점을 지나치게 소비자 중심으로 확대 적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위원회에 맡긴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보이스톡 때문에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이 시급해졌음에도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항이기 때문”이라며 “그걸 소비자 위주로 구성된 달랑 다섯 명의 심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실은 “망 중립성과 통신요금에 대한 사전적 의견을 가지고 있진 않고, 중립적 위원회를 통한 결정을 유도하기 위한 개정안”이라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