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못 버는데 4G 투자는 해야겠고...유럽 이통사 자산매각 `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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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와 실적 악화가 겹친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산 매각에 나섰다. 4세대(G) 망과 모바일 투자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지난 2010년 공동 출자를 통해 설립한 영국 이동통신회사 에브리싱 에브리웨어(Everything Everywhere·EE)를 매각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인수 금액만 80억유로, 우리 돈으로 1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다.

이 회사는 프랑스텔레콤 자회사 오렌지와 도이치텔레콤 자회사 T모바일을 50 대 50으로 합병해 탄생했다. 2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영국 최대 이통사다.

이번 매각에는 EE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버진미디어 대표를 맡고 있는 톰 알렉산더가 주식 공개 매입 형태로 참여한다. 아펙스, KKR 등 세계적 사모펀드도 관심을 보였다.

두 회사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데에는 4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지면서 올 1분기에만 가입자가 프랑스텔레콤은 60만명, T모바일USA는 50만명이 각각 줄었다. 라이벌인 보다폰과 텔레포니카가 이달 초 영국 내 4G 시장 공략을 위해 50대 50 합작사를 세우기로 하는 등 4G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로 내수가 침체되면서 돈줄이 말랐다. 지난해와 비교해 1분기 영업이익이 프랑스텔레콤은 8.1%, 도이치텔레콤은 25.9% 각각 감소했다. 도이치텔레콤은 지난해 T모바일USA를 AT&T에 매각해 투자자금 390억달러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반독점법에 막혀 뜻을 접었다. 알짜 회사라도 팔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른 유럽 이통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세계 3위 이통사인 스페인 텔레포니카는 11일 차이나유니콤 지분 4.56%를 14억1000만달러에 팔았다. 독일 자회사 오투(O2) 지분과 포르투갈텔레콤, 브라질 비보 등 해외 투자 통신사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 회사 역시 급격히 변하는 이동통신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올 2월과 3월 사이 가입자가 34만여명이나 썰물처럼 빠졌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7.5% 줄었고 순익은 53.9%나 급감했다.

지난 달 초에는 네덜란드 이통사 로열 KPN이 세계 최대 갑부이자 멕시코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회장에게 34억달러에 팔렸다. 그는 이달 초에도 오스트리아텔레콤 지분 9.9%를 인수했다.


유럽 이통사 자산 매각 현황

자료:각 사 종합

돈은 못 버는데 4G 투자는 해야겠고...유럽 이통사 자산매각 `울며 겨자먹기`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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