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 대표

설립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은 회사에 두 번의 `불`이 났다. 하나는 사무실 입주 건물에 일어난 실제 화재사고다. 다른 하나는 게임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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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호 라이엇게임즈아시아 대표

`디아블로3`가 등장하기 전까지 PC방 등 상반기 게임시장의 주인공은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였다. 리그오브레전드는 2위로 밀려난 지금도 꾸준히 10% 이상 PC방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탄탄한 인기를 자랑한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선장인 오진호 대표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동아시아 서비스 전반을 총괄한다. 오 대표는 외산 게임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징크스를 두 번 깼다. 그는 블리자드코리아 대표를 지내면서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흥행에 일조했다. SK그룹과 이베이를 거친 `대기업맨`이 `게이머를 위해`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임사 사장이 됐다.

오 대표는 새 건물로 이사한지 일주일 만에 불이 났던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2월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입주한 건물 일층에 화재가 발생,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치렀다.

“다행히 작은 불이라 금세 꺼졌는데 연기가 오래 남아서 사무실이 꼭대기라도 정상 업무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직원들 건강을 염려해 재택근무에 PC방까지 옮겨 다니며 일했죠.”

불난 자리에서 대박 난다는 속설은 적중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게임은 정식서비스 백여 일만에 `서든어택`과 `아이온`을 제치고 PC방 `넘버원`에 등극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착한 게임`이 성공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유료 게임 아이템은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꾸미기 위주 기능으로 만들어졌다. PC방에는 유료 게임 캐릭터를 모두 제공했고, 이용자가 원하면 구매 후 환불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얼마 전 치른 게임대회 결승은 `스타크래프트`에 버금가는 성황을 이뤘다. 오 대표는 게임의 성공 요인을 PC방과 e스포츠 등 게임문화에서 찾았다.

그는 “본사 창업주의 한국 게임문화 사랑은 대단하다”며 “개발실에 한국 PC방과 똑같은 PC방을 꾸며놓고 자판기에 한국과자에 음료까지 그대로 놔뒀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의 착한 게임 정책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해 지사 설립 당시 약속했던 한국형 게임 캐릭터 `아리` 첫 반년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본사 역시 온라인 게임 종주국인 한국 게임시장과 한국 게임 이용자에게 많이 배웠기 때문에 흔쾌히 동의했다.

오 대표는 “게임사와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해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수익금을 기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장기적 사회공헌 사업의 비전을 다시 약속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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