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창업회사처럼 행동하려는 의지가 보인다.”-조너선 오트만스 카우프만재단 이사
“삼성전자는 한국의 `빨리 빨리` DNA를 잘 활용한다. (스마트폰 개발과정을 보면) 남들이 주저주저하는 동안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따라 갔고, 지금은 앞선 상황에서도 이것저것 제품을 내놓았다.”-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 창업전문가 오트만스 이사와 송영길 대표는 11일 따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나같이 삼성전자를 언급했다. `공룡`으로 커진 삼성전자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변화 속에서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은 스타트업 창업가가 배워야 할 중요한 능력이라는 설명이다.
오트만스 이사는 삼성전자에 대해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잘하는 기업으로 언급하며 “삼성에서 2~3일간 머물며 그들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트만스 이사는 “캐나다 휴대폰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이 삼성전자에서 전략을 배웠다면 어려움을 극복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팀에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뽑도록 허용하는 기업”이라고 평했다.
송영길 대표도 우리 민족 특유의 빠르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도 하나의 모델을 대량 생산하는 데는 능력을 갖췄지만 다수 모델을 내놓는 순발력은 뒤떨어진다며 삼성전자의 공세적인 시장공략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다른 다국적 기업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제대로 시장 공략에 나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트만스 이사와 송영길 대표가 공히 강조하는 것은 `도전정신`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 같은 도전정신이 통하고 우리 민족이 거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오트만스 이사는 “포천 100대 기업 가운데 3분의 2가 경기침체기에 설립됐다”며 “지금이 창업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도 창조적 혁신을 위한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과거와 달리 성실성만으로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세계는 플랫(평평한)한 시장이 됐다”며 “조금만 노력하면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창의력과 창조성을 갖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다만 “젊은이가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이일 저일을 해봐야 벤처정신을 기를 수 있다”며 최근 젊은이에게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그는 정부 정책 과제가 학벌이 뛰어난 일부 엘리트층에 몰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자칫 학벌은 뒤처지지만 천재성을 갖춘 인재가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엘리트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과감한 도전과 함께 스타트업 성공 요소로 네트워크를 꼽았다. 송 대표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창업 성공 가능성과 그 시점을 알 수 있다”며 “다양한 네트워크로 자신의 역량을 확인해야 뒤늦게 뛰어들어도 성공할 수 있는지 조언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업계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곳곳에 지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트만스 이사는 수차례 글로벌 행사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신세대 창업자 생각이 국가마다 다를 것으로 봤는데 실제는 모두 동일하다”며 “이들은 이미 국경을 초월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트만스 이사는 두 차례 창업 경험이 있다. 글로벌기업가정신주간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엔젤투자 회사 부가벤처스 대표며 클라우드컴퓨팅 솔루션 회사 제로PC 대표도 맡고 있다. 오트만스 이사는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이 개최하는 `APEC 창업콘퍼런스` 기조강연(12일)을 위해, 송영길 대표는 이날 지식경제부·KOTRA가 개최한 `글로벌 창업·취업대전`에서 창업스토리 강연차 방한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