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대형 전력반도체 개발 사업 착수…녹색성장 핵심 부품 기술 확보

정부가 내년부터 대규모 전력반도체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난해 9월 일어난 정전사태 재발을 막고 전기차충전소, 대용량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새로운 녹색성장 동력을 키우는 핵심 부품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력반도체는 자동차 전장 및 `저전력`화 추세에서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대규모 국책과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내년부터 8년간 정부 예산만 총 1700억원을 투입하는 전력용 반도체 국산화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민관 매칭 펀드를 합치면 3100억원 규모로 단일 연구개발 과제 가운데 보기 드문 대형 프로젝트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력용 반도체 개발사업은 오는 8월께부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시작해 오는 2014년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을 골자로 한 전력용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 계획을 마련, 곧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기차충전소와 대용량 ESS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포함해 전력용 반도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소자와 공정기술 개발, 인력 양성 지원 등에 역점을 둔 종합 육성계획이다.

내년에는 5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기반 조성사업에 착수한다. 단계적으로 초고내압 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IGBT), 극소저항 슈퍼정션 모스펫, 차세대 IGBT, 화합물 전력소자, 차세대 고전압 공정기술 등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전력용 반도체산업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무역 역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전력용 반도체 국내 기술 수준은 일본·미국 등 선진국 대비 50~70% 수준에 그친다. 기술 격차는 5년에 달한다. 국내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인피니언·프리스케일 등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며 전력 소자의 90% 이상, 고집적 파워 IC는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시스템IC 2010` 등 그동안 국책과제에서 모바일용 파워 IC, IGBT, 인텔리전트파워모듈(IPM)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기술과 산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더욱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산업의 화두는 시스템반도체며 그 중에서도 규모와 성장성이 가장 큰 전력용 반도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거치는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당초 계획에 가까운 예산으로 책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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