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통화 때문에 손해가 '어마어마'

이동통신사 연간 매출 8%가량 급감

현재 통신요금체계에서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전면 허용하면 이동통신사 연간 매출이 8%가량 급감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4요금제 데이터양을 mVoIP에 사용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통신 3사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8482억원 줄 것으로 예상됐다.

보이스톡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사용자 56%가 낮은 요금제로 이동하겠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통신 업계는 이통사 매출이 급감하면 망 투자 여력이 사라져 모바일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mVoIP를 현 요금체계에서 전면허용하면 mVoIP 이용자 수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통신사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이 mVoIP와 이동통신요금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4요금제 가입자 기준 매출 감소폭이 20.8%로 나타났다. 애틀러스는 기본제공 데이터를 모두 mVoIP 통화에 쓰는 것으로 가정해 단순비교했다. mVoIP 통화에 분당 0.5MB를 사용하면 1000분 통화가 가능하다.

이 결과를 지난해 통신사 실적에 대입하면 약 1조8482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통신 3사 무선 매출 합계는 22조3250억원이다. 여기에 44요금제 이하 사용자 비율 40%와 매출 감소 예상치 20.8%를 곱하면 1조8482억원이 나온다. 현재 54요금제 이상에선 mVoIP가 허용되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1조8482억원은 지난해 통신 3사 전체 매출액의 8%에 달한다. mVoIP로 인한 매출 감소가 통신사 수익 근간을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전체 데이터를 mVoIP 통화에 사용하는 예로 계산한 만큼 실제 사용 패턴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mVoIP가 이동통신의 대체재로 쓰이면 매출 감소가 일어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압축 및 전송기술 발전으로 mVoIP 데이터 효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매출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이스톡은 3G망에서 1분에 0.3~0.45MB 이하로 통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매출 감소폭이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이동통신 시장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통신사 매출 감소폭이 2.3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는 보이스톡이 등장하기 이전인 지난해 8~9월에 걸쳐 실시한 설문 결과라 한계가 있다. 당시 설문 조건에 mVoIP 통화대상 범위를 50%로 설정했는데, 카카오톡은 국내 가입자 3500만으로 산술적으로 50%를 넘는다.

설문 대상인 20~49세 사이 이용자들의 통화 대상으로 한정하면 보이스톡 통화 범위는 훨씬 넓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 가입자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변수다.

KISDI 설문에서 응답자들이 mVoIP 이용량이 적고 빈도가 낮았던 것과 달리 보이스톡은 이용량과 빈도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두잇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 이용자 1500명 중 보이스톡을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또 응답자 56%가 보이스톡을 이용하면 기존 요금제를 더 저렴한 요금으로 변경하겠다고 답해 통신사 매출과 수익구조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이미 사용자들은 음성통화를 스마트폰 기능에서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면 전화번호 기반의 음성통화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가서비스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음성통화 사용자경험을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빠르게 교체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음성 가입자당월매출액(ARPU) 하락뿐 아니라 수십년간 축적된 이동전화 사용자경험이 붕괴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