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SW)를 기반으로 개발된 국산 솔루션이 일본 대기업 그룹사의 표준 전사자원관리(ERP) 템플릿으로 공급됐다.
이 일본 회사는 그룹 IT서비스 회사를 활용해 해당 솔루션을 일본 내 기업에 공급하고 있어 앞으로 대규모 라이선스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

LG CNS ERP 솔루션 자회사인 비즈테크앤엑티모는 일본 히타치그룹에 ERP 시스템 `익스프리즘(EXprism)`을 공급했다고 6일 밝혔다. 히타치는 익스프리즘을 그룹 표준 ERP 템플릿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IT서비스 계열사 히타치정보통신에서 일본 기업 해외 사업장에 이 솔루션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히타치정보통신은 매출 60조원에 달하는 일본 최대 IT서비스 기업이다.
검토에만 3년이 걸린 이번 솔루션 공급 계약은 지난해 말 성사됐다. 비즈테크앤엑티모의 모회사인 LG CNS와 히타치 간 계약이 이뤄졌으며 올해 초 히타치를 포함해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등 일본 기업 해외 사업장에도 이 솔루션이 적용되기 시작됐다. 지난해 비즈테크앤엑티모 익스프리즘 담당부서가 일본으로 건너가 히타치에 ERP 시스템 개발과 사용자 교육 및 익스프리즘 일본어화 작업 등도 진행했다.
익스프리즘은 SAP의 중견·중소기업용 ERP 제품 `A1`을 기반으로 국내 제조 기업 ERP 시스템 구축 경험과 프로세스 등 비즈테크앤엑티모 자체 솔루션을 추가해 다시 개발한 ERP 솔루션이다. 특히 일본보다 앞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이뤄진 국내 구축 경험이 반영돼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오는 2015년까지 IFRS 대응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히타치가 익스프리즘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 제조 기업 경쟁력이 담긴 ERP 템플릿이란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비즈테크앤엑티모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 전자 등 제조업종에서 한국 기업에 뒤처진 이유가 IT 인프라 혁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내부 반성이 있었다”면서 “익스프리즘에는 한국 제조 기업의 선진적인 생산 프로세스가 표준화돼 탑재돼 있고 IFRS 등 글로벌 재무·회계 관리 기능, 경영자를 위한 성과·지표관리 기능 등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히타치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 150개 이상 사업장이 있으며 일본 기업은 대부분 본사와 해외가 따로 분리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글로벌 경영의 비효율이 컸다는 판단이다. 이에 반해 한국 기업은 글로벌 통합 ERP 시스템으로 경영 의사 결정 속도를 높여왔다.
이에 히타치그룹은 해외에 흩어진 중견·중소 규모 해외 사업장의 글로벌 재무·회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영 속도를 높이고자 익스프리즘을 택했다.
비즈테크앤엑티모 관계자는 “까다로운 일본 기업이 자사 제조경쟁력 핵심 솔루션 공급업체로 한국 기업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기술 검증 과정을 거쳤다”면서 “시스템 구축 기간도 줄이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익스프리즘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