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으로 돌아간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에서 새롭게 도입한 수입화물통과시스템이 오픈 첫날인 4일 오류가 발생해 18시 현재 화물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일 오전 수입화물통과시스템을 신규 시스템으로 교체, 오픈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모든 관련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수입화물통과시스템은 수입 적하목록을 전자데이터거래(EDI) 방식으로 전산시스템에 등록해주는 시스템이다. 항공사와 세관 사이에 수출입화물신고문서를 전달할 때 전자문서 중개사업자를 통해 전자문서를 송수신하게 된다. 1997년 구축된 이래 무리 없이 모든 업무를 처리해왔다.

이번 시스템 오류는 전자문서 중계사업자를 기존 KTNET와 관세청 자회사인 KCNET로 이원화하고 난 뒤 발생했다. 관세청은 공정경쟁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8월 KCNET를 전자문서 중개사업자로 지정, 시스템 이원화를 추진해왔다.

사전 적하목록 사전제출제도에 대비한다는 것도 시스템 이원화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적하목록 사전제출제도는 해외 화물 적하목록을 4시간 이전에 제출함으로써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관세청은 기존 전자데이터거래(EDI) 기반 시스템을 XML 기반으로 전면 재개발했다.

하지만 4일 오전 시스템이 오픈되면서 KCNET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27개 항공사가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화물 형체가 모니터 상에 보이지 않는 등 여러 오류가 발생해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결국 15년 전 업무 환경으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하목록 사전제출제도는 이미 다섯 차례나 연기돼 시행되는 등 관련 업계의 준비가 미비했고 신규 중개사업자 역시 시스템 운영 경험이 짧아 무리가 있었다”며 “이번 사고로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는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적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성현희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