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정부 기관 연구원이 회의비 인정을 받기 위해 행정 구역을 따져가며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연구비 부정사용에 대한 제재 강도는 크게 높아진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이 지난달 14일 개정됨에 따라 내달부터 개정규정이 적용된다고 4일 밝혔다.
국과위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 연구자와 연구 관리자가 바뀐 제도로 혼란을 겪지 않도록 5일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권역별 `찾아가는 설명회`를 갖는다. 개정 규정은 연구비 사용 기준에 `원칙허용, 예외금지` 방식을 적용했다. 또 불합리한 기준이 없애는 한편 모든 부처에 일관된 기준을 적용한다.
결재를 받거나 회의록에 있는 회의에 사용된 비용은 회의비로 인정해 준다. 연구원의 식대도 기존에는 부처별로 인정 사례가 달랐지만 앞으로 모든 부처가 평일 점심식대 외에 주말이나 심야시간에 사용된 연구식대는 인정한다. 직접비 중 연구 활동비에 포함됐던 회의비, 연구원 식대, 국내 출장여비 등을 연구과제 추진비로 분리했다. 또 R&D 사업을 운영하는 각 부처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정산도 면제했다.
반면에 연구비 부정사용에 대한 제재 기준은 강화했다. 지금까지 용도 외에 사용한 금액을 횡령·편취·유용한 경우 3~5년, 의도적으로 부정 집행한 경우 2~3년, 다른 용도로 일시 전용한 경우 2년 이내로 참여제한을 뒀다. 개정안에서는 용도 외 사용금액별로 참여제한 기준을 세분화했다.
특히 반복적 부정 사용은 연구비를 아예 지원받을 수 없도록 `과학기술기본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국가 R&D사업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을 중소기업이 사업화하는 경우 정부에 납부하는 기술료를 10%로 인하했다. 실패했지만 성실한 연구수행이 인정되면 참여제한이나 사업비 환수, 다음 연구과제 신청 시 감점을 당하는 불이익 조치가 면제된다. 박구선 국과위 성과평가국장은 “개정사항이 연구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시행일 이전까지 연구기관 등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설명회`를 열고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 국가연구개발사업 규정 주요내용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