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LS산전에 기술기밀 유출로 10조 손실

LS산전이 경쟁사인 효성의 전 임원을 영입해 회사의 기술과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은 향후 7~8년 내 손해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효성은 4일 자사의 기술총괄임원(CTO)이었던 L씨가 LS산전으로 옮기면서 자사의 초고압변압기, 차단기 관련 자료와 HVDC(초고압직류송전)사업,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의 기술·영업비밀을 빼돌리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로 산업계에서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효성 전 임원인 L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L씨는 2010년 6월 효성을 퇴사할 때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돼 있던 효성의 초고압변압기·차단기·HVDC 사업 등에 관한 다수의 영업비밀 자료를 빼돌린 후 LS산전에 입사해 그 중 일부를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임원이 2010년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료를 넘긴 것으로 7~8년 후 효성의 피해액은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소환조사와 회사 압수수색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VDC는 국내 시장에서 효성이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로 이미 해외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효성은 금액으로 확산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올해 HVDC의 국내 시장규모를 약 5000억원, STATCOM의 규모를 약 400억원으로 각각 추산하면 그 손해액은 4000∼7000억원으로 추정, 7∼8년후 손해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자균 부회장과 L씨는 중앙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사전에 관계를 가져오면서 퇴사 직후 (LS산전에) 영입작업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S산전 측은 효성이 주장하는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S산전 고위 관계자 “2010년 당시 해당 임원은 (효성)오너가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밀려 퇴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LS산전도 HVDC 등의 기술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만큼 효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밝혔다.


HVDC는 직류송전시스템으로 발전소에서 발전되는 고압의 `교류전력`을 전력 변환기를 이용해 효율성 높은 고압의 `직류전력`오로 바꿔 송전한 후 원하는 지역에서 다시 전력 변환기를 통해 교류전력으로 재변환시하는 기술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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