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인수전에 국내외 5개 기업 출사표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일렉트로룩스, 보쉬지멘스, 삼라마이다스, 사모펀드(PE) 두 곳 총 5개 기업이 뛰어들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채권단은 31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이날 마감 결과 글로벌 가전기업인 일렉트로룩스와 보쉬지멘스가 LOI를 냈고, 국내기업 중에는 중견 건설기업인 삼라마이다스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외에 2개 사모펀드도 인수전에 가세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접수 결과 5개 기업이 참여했으나 1일까지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양해를 구한 곳이 있다”며 “이 업체가 정식으로 LOI를 제출하면 참여기업은 총 6곳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월풀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월풀은 제프 페티그 회장 겸 CEO가 직접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작업에는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다섯 번의 매각작업이 무산되는 등 아픔을 겪었지만 가전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인수 의향 기업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전사 쪽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중동, 남미 등 신흥국가에서 빠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인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내수시장 공략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내수시장 경쟁력과 글로벌 가전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융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수시장 강점 구도를 깰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전문 생산기지로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글로벌 가전기업에 인수된 적지 않은 현지 가전기업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체 브랜드 파워와 정체성(아이덴티티)을 잃어 단순 해외 생산기지로 전락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삼라마이다스그룹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을 다수 인수해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노하우를 갖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대상(B2C) 사업 경험이 부족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효과가 제한적인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모펀드는 대우일렉이 당장 큰 변화 없이 고유 브랜드를 지키며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에 일정기간 후에는 새로운 인수대상자를 다시 물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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