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자사를 반덤핑 혐의로 조사한다고 밝힌 유럽연합(EU)에 도움을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웨이는 EU위원회에 미국 특허괴물(patent troll) 인터디지털이 특허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이 회사와의 분쟁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30일 닛케이산업신문이 보도했다.
화웨이는 요청문을 통해 3G 통신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디지털이 부당하게 높은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동일 특허를 사용하는 경쟁 업체에 비해 자사에만 유난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불공정하게 특허권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차별은 특허 소유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것을 요구하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의 정책을 위배하는 만큼 EU위원회가 나서 역할을 해달라는 게 화웨이 요청의 핵심이다.
신문은 문제가 되는 특허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통신 장비에 이어 스마트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화웨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디지털은 무선통신 특허를 대량 보유한 특허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화웨이뿐 아니라 ZTE, 노키아 등을 특허침해로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지난 1월에는 LG전자도 동일한 혐의가 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요청은 지난 28일(현지시각) EU위원회가 화웨이와 ZTE 등이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불법 보조금을 바탕으로 이동통신장비를 덤핑 판매한 혐의로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힌 직후에 진행된 것이어서 EU측이 이를 수용할 지에 관심이 쏠렸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