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전으로 대변되는 미래 전쟁은 이미 진행형이다. 산업 기밀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테러가 그렇고, 실제로 최근 북한의 GPS 교란 행위도 전자전의 일부에 해당한다. 한국전기연구원과 전자신문은 `미래 전장을 바꿀 군용 첨단 전기융합기술` 시리즈를 마련했다.
21세기 전쟁은 전자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전술 지휘 통신체계는 물론이고 각종 무기류까지 전기·전자 기반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군수용 `비살상 전자기파`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인명 피해 없이 상대를 제압하는 첨단 무기다. 대표적으로 전자기탄과 통증무기가 있다.
`전자기탄(Electromagnetic Pulse Bomb)`은 강력한 고출력 전자기 펄스를 공중에서 방출해 상대의 전자 장비를 무력화하는 첨단 무기다.
최근에는 외부 전자파 공격에 대한 방어용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전자파 교란을 억제하는 차폐기술, 전자파가 핵심 설비에 친입하는 것을 방어하는 전도성 서지 억제 기술 등이 그 사례다.
대인 무력화 시스템으로 불리는 `통증무기`는 전자파 중에서도 밀리미터파(95㎓, 220㎓) 대역의 고출력 에너지를 이용한다. 가정용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웨이브(2.45㎓)와 달리 인체 피부의 0.4mm까지만 침투(95㎓ 기준)해 마치 뜨거운 오븐을 열었을 때와 비슷한 고통을 안겨준다.
기존 재래식 무기와 달리 빛의 속도로 빠르고 10배 이상의 원거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영해권 등 국경 분쟁, 과격 시위 등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상황에 적합한 신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공격용 전자파 무기 개발의 선두는 미국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앞 다퉈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 GPS 교란처럼 북한도 전자파 무기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국전기연구원, 일부 대학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자파 방어의 경우 현재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전기연구원이 고고도 핵폭발에 의한 전도성 서지 억제를 목적으로 한 보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어 전자기탄,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및 UWB(Ultra Wideband) 등 전자파 무기에 대한 보호기술 연구도 추진될 예정이다.
초기 전자파 방어 기술은 국가 안보에 직결된 핵심 설비 보호에 제한적으로 적용됐지만 점차 주요 인프라 설비 보호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인 무력화 시스템은 미국 공군에서 실전 배치 가능한 수준까지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자파 무기의 기술적 이슈는 전자파 발생원에 집중돼 있다. 전자파를 무기화하려면 전자파 발생원이 기가와트급 이상의 고출력에 10% 이상의 고효율을 지녀야 한다. 여기에 펄스 폭, 동작 수명, 무게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공격용 전자파 무기는 소형·경량에 연발 공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방어 기술 측면에서는 전자파 종류와 세기, 연발 공격 등에 대비한 다양한 보호 방식과 보호 회로, 궁극적으로는 종합적 보호기술이 필요하다.
이병윤 KERI 전력환경연구센터 박사는 “IT기반의 정보화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전자파 무기에 대한 대비는 허술한 실정”이라며 “전자전에 대비한 무기 체계 개발과 동시에 전자파 방어 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