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실적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주 관련 업체들이 2012 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1위인 니콘만 영업 이익이 증가하고 나머지는 모두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장비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온 일본 업체들의 급격한 실적 하락은 우리나라 경쟁사들의 부상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올해도 시장이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현지 언론들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해 업계 전체가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니콘은 지난 10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7억엔이 늘어난 427억엔을 기록했고 밝혔다. 6세대 이하 중소형 LCD 패널 장비 판매가 전년 대비 2.6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 언론들은 니콘이 중소형 패널 장비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지만 올해부터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고부가 제품인 대형 패널 장비 판매가 급감한데다 효자 역할을 한 중소형 패널 장비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 업체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니콘의 7세대 이상 대형 LCD 패널용 장비 판매가 전년 대비 43% 감소한 17대에 그쳤다. 이토 준이치 니콘 부사장은 “TV 관련 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대형 패널 장비 판매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일본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황을 어둡게 보고 있다. 하라다 도쿄일렉트론 이사는 “중국에서 추진되던 대형 패널 공장 건설이 일제히 연기돼 올해 장비 수요가 지난해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올해 LCD패널 장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71.4% 줄어든 2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컬러필터용 노광장치 시장을 70% 점유하고 있는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매출이 230억엔 그쳤고 영업이익도 74억엔 적자로 내려 앉았다. 올해 매출도 작년 대비 38% 줄어든 200억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실적 하락에 대비해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본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2011년 실적 현황
(자료:니혼게이자이)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