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기업수 작년 절반에도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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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내기 상장기업 수가 급감했다.

상장심사 통과 전단계인 심사청구 기업조차 대폭 감소해 하반기 공모 기업수도 전년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업 실적 부진이 기업공개(IPO) 부진으로 이어진 양상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기업 수는 9개에 그쳐 지난해 25개사에서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 상장을 위해 시장에 서류를 제출한 기업도 19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개사 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상반기가 상대적 IPO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IPO수 감소는 이례적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인 2008년에도 상장기업 수는 18건으로 올해보다 갑절이 많았다. IPO 청구 기업수도 최근 4년 가운데 2009년(15건)에 이어 가장 적다.

IPO 기업 수가 급감한 이유로는 지난해 실적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서종남 코스닥시장 상장심사부장은 “코스닥 상장 조건이나 공모 상황이 변하지 않아 시장 조건은 동일한 반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기업 실적이 부진한 것이 기업 IPO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상장 예정기업은 공모를 통해 투자자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적에 따라 기업 가치가 달라지고 공모 금액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작용한 것이다.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기업이 견고한 실적을 보인 반면 대기업 협력사인 중소·중견기업 이익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기업공개가 줄면서 증권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대·중소기업간 실적 양극화로 인해 코스닥 주요 상장사인 중소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하면서 IPO가 급감했다”며 “IPO 부진으로 증권사에 담당업무를 처리하는 관련 사업부서와 인력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기업 공개 역시 장담할 상황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심사 청구 예정 기업 규모에서 알 수 있듯 하반기 IPO 경기 개선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상반기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 그나마 예년 수준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5년간 연초이후 4개월 거래소 IPO 현황

자료: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올해 상장기업수 작년 절반에도 못미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