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방송장비 업체들이 미국 방송기술 전시회 `NAB 2012`에서 주가를 올렸다.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상용기술을 확보한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계속된 NAB 2012에서 진명통신, 티브이로직, 디티브이인터랙티브 등은 외국 기업과 활발한 협력논의를 펼쳤다.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외국 바이어의 관심이 높았다.
디지털TV 중계기를 전시한 진명통신(대표 김중일)에는 외국 방송사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진명통신은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 디지털TV 중계기를 1000대 이상 공급한 실적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노크했다. 전시한 제품은 외국 방송사들이 선호하는 성향에 맞게 회로 설계와 디자인도 개선했다.
김중일 진명통신 사장은 “외국에서도 한 기업이 중계기를 1000대까지 공급한 사례는 거의 없어 부스를 찾은 외국 관계자들이 놀란다”면서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 방송사가 다녀갔고,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방송용 모니터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는 티브이로직(대표 이경국)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티브이로직은 국내 중소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고, 외신도 4K 모니터와 3D 모니터 등을 집중 보도했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사장은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인지도를 쌓았고, 런던올림픽 모니터 공급으로 기술력도 인정받아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기술개발을 계속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디티브이인터랙티브(대표 김태호)는 `오픈모바일비디오연합(OMVC)`이 마련한 모바일TV관에 참가했다. 디티브이는 하나의 보드에서 디지털방송과 모바일TV 멀티 표준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외국 중계기 업체들과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NAB를 참관한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은 “방송산업의 디지털화, IT화가 빨라지면서 몇 년 후에는 전통적인 방송장비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금보다 약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IT를 잘 적용하면 방송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를 맞아 국내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더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내 방송장비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이미 디지털 전환이 상당히 진행돼 더 이상 국내에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일로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장은 “국내 디지털 전환이 끝나면 해외로 가야만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서 “먼저 디지털 전환을 한 경험을 강점으로 살려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