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 및 정보서비스 사업 확대…IBM은 탈 HW전략 가속도
도시바가 IBM의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사업을 인수한다. 이로써 도시바는 POS 단말기 시장 글로벌 1위로 부상해 미국 유통정보 서비스 시장은 물론이고 IBM이 공을 들인 인도 등 신흥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17일 도시바가 자회사인 도시바텍을 통해 IBM의 POS 단말기사업을 680억엔(약 9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도시바텍은 은행 융자 등으로 인수 자금을 확보, 세계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거쳐 오는 3분기께 인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IBM은 글로벌 POS 단말기 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22%에 이른다. 일본 내수 POS 단말기사업에 집중해온 도시바텍은 글로벌 점유율 7%로 4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인수로 단번에 세계 선두 자리로 뛰어올랐다.
도시바는 미국 월마트 등 IBM의 주요 고객을 인수하고 인도 등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도시바텍은 POS 단말기 판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포함해 1700억엔(약 2조4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IBM은 단말기 판매가 중심이지만 전체 매출은 도시바보다 적다.
도시바는 인수 이후 POS 시스템을 통해 매장이나 소비재 제조업체 등이 정보나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목적이 POS 단말기 판매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 구축과 정보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IBM은 하드웨어(HW) 사업 비중을 줄이고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는 `탈(脫)HW 전략`을 가속화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IBM은 2003년 HDD 사업을 일본 히타치에, 2005년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각각 매각했다. 2007년에는 디지털 인쇄기 사업을 리코에 양도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리테일뱅킹리서치에 따르면 2010년 POS 단말기 시장은 1억3800만대에 달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12% 증가할 전망이다. IBM은 점유율 22%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후순위는 독일 윈코-닉스도르프(10%), 미국 NCR(9%), 도시바텍(7%), 대만 휘리치(4%) 등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