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의 자신감
“스마트폰이 모든 제품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닌텐도는 고객에게 스마트폰이 주지 못하는 재미를 만듭니다.”
`슈퍼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가 닌텐도 신형 휴대형 게임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스마트폰 대세론에 맞선 비디오게임의 거장은 게임의 본질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가 1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했다. 오는 28일 `닌텐도 3DS` 국내 발매에 맞춰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미야모토 전무는 `게임의 신`으로 불린다. `슈퍼마리오` `동키콩`을 만들었으며, 요가 열풍을 불러온 위 핏 제작도 지휘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게임 개발 철학과 소탈한 태도, 창조적 장인 정신은 그를 세계 게임 업계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닌텐도 3DS 한국 출시를 앞두고 미야모토 전무는 성공 가능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일본에서는 일년 간 500만대가 팔렸으며, 대표 게임 `슈퍼마리오 3D랜드`는 최단기간에 100만개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미야모토 전무는 “스마트폰은 사용하기 복잡하지만 닌텐도3DS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할 수 없고 전용 게임기로 즐겨야만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닌텐도 실적은 바닥을 쳤다. 닌텐도 2011년 적자는 650억엔(약 9230억원)에 달한다. 2009년 5300억엔(약 7조5150억원) 흑자와 비교하면 말 그대로 천양지차다. 그나마 상반기 1000억엔(약 1조4200억원) 적자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선 셈이다.
닌텐도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은 차갑지만 미야모토 전무는 낙관적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목표는 하나,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드는 작업”이라며 “(슈퍼마리오 등) 닌텐도만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용으로 만들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새로운 기기 성능과 동시 발매 타이틀로 준비된 대표작 `슈퍼마리오 3D랜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만 30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 특수 안경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입체 영상과 게임에 딱 맞는 조작을 강조했다.
경쟁자의 존재는 부정했지만, 바뀐 시장 환경에서 닌텐도는 이미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패키지 유통 일변도를 벗어나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을 도입했다. 부족한 콘텐츠와 현지화 때문에 늦어지는 출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일반인이 선호하는 게임은 한글로 바꾸고 마니아 취향 게임은 온라인 다운로드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닌텐도는 불법복제를 이유로 한글화하지 않은 게임은 국가코드로 못하게 막아왔다.
미야모토 전무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현지화 작업인 만큼 영어나 일본어 게임 중 무엇을 개방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