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제어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
서판길 센터장(UNIST 연구부총장, 의생명과학·나노생명화공학부 교수)의 포부다. 서 센터장은 지난 25년간 암과 대사성 질환, 줄기세포 분화의 생체신호전달 분야를 연구해 온 선구적 과학자다. 그는 센터 설립 배경을 “암세포 내 신호전달 단일 분자를 표적으로 둔 기존 암 치료 연구는 암 전이 및 재발률 증가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제는 암 전이 및 성장 과정을 밝히는 암조직 내 세포간 미세환경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다각도의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집단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센터 설립 전후로 서 센터장이 연구체계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학제 간, 기술간 융복합 연구조직 구축이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다각도의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연구의 중요성과 직결된다.
서 센터장은 “참여 연구원간, 팀간 공동연구를 의무화했다. 공동 심포지엄을 매년 2회 이상 유도해 팀 간 소규모 그룹미팅을 활성화하고, 개별 연구보다 센터 공동목적 달성에 주력해 달라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리돼 있다 보면 흐트러질 수 있는 연구역량 결집을 위해 센터 내 공동연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기기와 연구지원 인력도 집중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센터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는 무엇보다 센터 참여 연구인력의 우수성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센터 곳곳에는 참여 연구진의 세계적 연구 성과와 논문 피인용 횟수 등이 메모 또는 스크랩 형태로 붙어 있다.
서 센터장 자신부터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신호전달의 핵심 단백질 중 하나인 `PLC`유전자를 밝혀낸 것으로 유명하다. 셀, 사이언스, 네이처 등 SCI(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지수)급 국제 유명 저널에 23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80여개 기술을 특허 출원 및 등록했다. 최근 UNIST는 연구중심대학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연구부총장직을 신설하고, 그에게 초대 연구부총장을 맡겼다.
서 센터장은 “연구 결과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자체의 참여를 통한 협력 클러스터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의학계에 암 제어 기초연구 성과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도적 암제어 연구센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