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에너지 효율화는 왜곡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 논리에 막혀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구조를 지속한다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학계 전문가들은 전자신문이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개최한 `에너지 수요관리 및 이행점검` 좌담회에서 에너지 수요관리의 핵심과제로 전력요금구조 개편을 꼽았다. ▶관련기사 좌담회 면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우리와 전력 상황이 비슷한 대만의 대만전력공사가 국제 유가 인상에 따른 손실이 커지자 최근 전기세를 최고 35% 인상하기로 했다”며 “현 요금체계를 끌고 가는 것은 더는 무리인 만큼 정부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한전이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인다면 우수한 전기품질 유지가 어렵고 이것이 결국 산업계에 수출경쟁력 저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장의 효과보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 6단계로 나뉜 전력요금 누진제 개선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기 누진단계에서 원룸 등 소규모 가구가 혜택을 보는 경향이 크다”며 “취약계층이 볼 혜택이 다른 곳에 돌아가는 만큼 주택용 누진제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복환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은 “지난 2일 보고대회에서 에너지수요관리제도의 보완점과 고효율 인프라 확충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했다”며 “에너지수요관리 체계는 국가차원의 종합적 대책이 필요한 만큼 전기·석유·가스 등 원별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 수요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