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4억원 사업비를 들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 중인 광주 첨단산단 2단계 산업용지 임대방식이 특정기업 위주로 편중돼 논란을 빚고 있다.
초기 경영자금이 부족한 첨단산업 중소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용지를 공급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특정 기업들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땅장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대용지 60% 10개사가 독점=첨단산단 2단계 공장용지 임대현황에 따르면 장기임대단지 58만4431㎡ 가운데 60% 이상을 특정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LH와 가계약을 체결한 42개사 가운데 A사 등 10개 기업이 36만4951㎡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가 40%를 나눠쓰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최소 2만㎡에서 최대 7만㎡ 이상 용지를 확보했으며 일부는 아예 블록단위로 공장용지를 임대했다.
10년전 비슷한 규모로 조성된 첨단산단 1단계 공장용지와 비교했을 때 10~20배 이상 넓은 면적을 사용하는 셈이다.
첨단산단 2단계 공장용지 임대 계약이 지나치게 특정 기업에 편중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외지 기업 유치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편중현상 왜 생겼나=첨단산단 2단계 사업은 호남지역 경제기반 구축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난 2007년 조성에 들어갔다. 국토해양부가 지정고시를 마치자 LH는 2008년 2회에 걸쳐 임대공고에 나섰다.
하지만 첨단 1단계 구축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홍보부족으로 임대 실적은 저조했다. 사업비 회수와 미분양을 걱정하던 LH는 자본력과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수의계약해 신속히 부지를 임대했다.
LH 입장에서는 소규모로 용지를 분할 임대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행정·재정적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입주기업의 경우 하남산단 등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비용으로 용지확보가 가능하고 추후 분양으로 경제적 가치 향상이라는 `기대심리`도 작용했다.
◇해결책 없나=첨단산단 2단계 공사는 8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LH는 당초 사업시행기간을 2009년 12월 말로 잡았으나 고압송전탑 이설 문제 등으로 3년 가까이 공사기간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첨단산단 내 기업들 용지난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첨단 2단계 임대용지는 오는 7월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LH는 입주기업의 실제 토지활용 계획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임대용지 면적 조정 등을 통해 여유용지를 확보하고 이를 실수요 기업들에 재임대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경석 LH광주·전남본부 과장은 “임대부지의 경우 이미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