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소송 분쟁, "회심의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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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상호접속료 소송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이 과거 KT 협력사 납품계획서를 입수해 증거로 제출했다. “접속 전환을 고시에 명시된 3개월 안에 끝내지 않고 고의로 지연했다”는 KT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KT 협력사 문건을 물리적 증거로 이용하고 나선 것이다. 오는 16일 법원 재조정에서 SK텔레콤이 제출한 문건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1일 “관문 접속에서 단국 접속으로 전환하는 데 일정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생산기간이 5개월로 명시된 KT 협력사의 국제로밍 서비스용 교환장비 GLR 납품계획서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GLR(Gateway Location Register)는 해외로밍 서비스 시 이종 통신망 간 가입자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 장비다. KT협력사는 해당 문서에서 장비 납품 예상기간을 5개월로 명시했다.

SK텔레콤은 “KT가 고시만 들어 3개월을 주장하지만, 단국 접속 전환을 위해선 회선작업 뿐만 아니라 GLR와 유사한 `GHLR(Gateway Home Location Register)` 장비를 생산, 설치해야 하는 데 이것에만 6개월 이상 걸린다”고 주장했다.

단국 접속이란 발신사업자가 수신사업자의 관문교환기(CGS)를 거치지 않고 거점별 단국교환기(MSC)를 이용하는 것으로, 2009년 11월 방통위가 `SK텔레콤이 의무 허용해야 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이전에는 KT 유선에서 SK텔레콤 3G 휴대폰으로 전화걸 때 관문교환기를 거쳤다. 이때는 이용 장비가 늘어나 접속료가 분당 2~4원 비싸다.

KT는 SK텔레콤이 고의적으로 단국 접속 전환 조치를 늦췄다며 총 337억원의 미정산분을 요구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상호접속료 고시에 명시된대로 접속 요청 후 3개월이 지난 후부터 초과금을 돌려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3G 단국 접속 요청을 한 2007년 9월에서 3개월여가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가 해당 기간이다.

반면에 SK텔레콤이 주장하는 접속 변경에 필요한 시기는 15~18개월이다. 이 경우 KT에 지급해야 할 미정산분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실제 접속 시 필요한 기간을 얼마로 정하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SK텔레콤은 또 KT가 지난 2003년부터 `2G MSC-3G CGS-3G MSC`를 거치며 자사 망을 이용한 데 따른 대가를 다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 643억원을 돌려받겠다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T가 환불을 요구한 데 따른 대응적 성격이 크다. SK텔레콤 측은 “KT가 3G 관문 접속을 이용하지 않고 2G 단국 접속을 거친 건 KT의 결정이었다”며 “KT가 제소한 3G 관문 접속 지연 기간을 뺀 기간만큼은 추가 접속료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법원은 16일 상호접속료 맞소송과 관련해 재조정을 진행한다. 앞서 재판부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실조회를 요구해 “방통위의 입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재판부가 요구한 조회 항목은 △KT가 제기한 SK텔레콤의 3G 단국 접속 허용 고의 지연 여부 △SK텔레콤이 제기한 KT의 3G망 접속 시 2G망 우회접속에 따른 추가 접속료 지불 의무 여부 등 쟁점 두 가지 전부다. 방통위 측은 “어느 기업의 주장이 맞다가 아닌 객관적인 사실만을 적시해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